[WKBL 2020~2021시즌 개막특집] ① 외인 없는 새 시즌, 박지수와 KB스타즈 천하?

입력 2020-10-05 06: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WKBL은 2020∼2021시즌 외국인선수 없이 국내선수들로만 시즌을 치른다.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국내 최고 센터 박지수(19번)를 보유한 KB스타즈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다른 5팀들이 어떤 대응책을 가지고 나올지 주목된다. 사진제공|WKBL

국내 여자프로농구를 주관하고 있는 WKBL(한국여자농구연맹)은 2020~2021시즌을 앞두고 잠정적으로 외국인선수제도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10월 10일 개막하는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는 국내선수들로만 치러진다.

‘존재자체가 반칙’ 최고 센터 박지수의 강렬한 존재감
높이가 강한 팀이 유리한 농구 종목 특성상 국내 최고 센터 박지수(22·198㎝)를 보유한 청주 KB스타즈가 새 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힌다. 외국인선수들이 없는 현재, WKBL 등록 선수 중 190㎝ 이상의 선수는 박지수뿐이다. 독보적인 높이에 기량 면에서도 물이 올라있다.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 21경기에서 평균 13.8점(리그8위)·11.0리바운드(3위)·4.3어시스트(5위)·1.4스틸(10위)·2.3블록슛(1위) 등 다방면에서 존재감을 나타냈다. 국내선수 중 박지수를 1대1로 막을 수 있는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골밑은 박지수의 놀이터가 될 것’이라는 인천 신한은행의 정상일 감독(53)의 말은 과언이 아니다. A구단 관계자는 “박지수의 존재 자체가 반칙”이라고까지 말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까지 각 팀은 박지수의 수비를 외국인선수에게 맡겼다. 이제는 국내선수 자원으로 박지수를 막아야 한다는 부담이 따른다. KB스타즈를 제외한 모든 팀들이 비 시즌 내내 도움수비와 변형 지역방어에 공을 들인 것도 박지수를 겨냥한 것이다.

우승은 KB스타즈가 떼어 놓은 당상? 그래도 틈은 있다

WKBL은 새 시즌 개막에 앞서 선수, 팬, 미디어 관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중 ‘강력한 우승후보’ 문항에서 KB스타즈는 전체 299표 중 가장 많은 98표(32.8%)를 획득했다. 이 역시 박지수의 존재가 가져온 결과다.

그러나 박지수의 존재가 우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승부에 ‘절대’란 없다. KB스타즈를 제외한 5개 팀은 변수를 노리고 있다. 외인제도 중단이 KB스타즈에게도 타격이 될 것이라는 시선도 적지 않다. 그동안 KB스타즈와 만난 팀들은 박지수만큼이나 카일라 쏜튼(28·185㎝)의 존재도 부담스러워했다. KB스타즈는 지난 두 시즌(2018~2019·2019~2020시즌)동안 외인들과 매치업을 하는 박지수보다 국내선수와 매치업을 하는 쏜튼에게 공격 비중을 높여 쏠쏠한 재미를 봤다. 이는 박지수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는 “외국인선수가 없으니 우리 팀이 돋보일 것이라고 하지만, 나도 쏜튼 덕을 많이 봤다. 쏜튼의 공격력이 좋았기 때문에 나는 수비에 더 집중하면서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다. 이제 공격과 수비에 전부 에너지를 쏟아야 하기 때문에 힘들어 질 것 같다”고 말했다.

아산 우리은행의 위성우 감독(49)은 “(박)지수가 정말 좋은 선수지만 마냥 손놓고 있을 수는 없지 않나. KB스타즈도 쏜튼이 없기 때문에 스피드나 공격이 이전 같지는 않을 것이다. 약점을 찾아 공략을 해야 한다. 같이 높이로 붙어서는 이길 수 없다. 센터 없이 또 다른 색깔의 농구를 해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새 시즌 각오를 밝혔다. KB스타즈를 상대해야 하는 다른 팀들도 우리은행과 비슷한 구상을 하고 있어 이 카드가 통할지 주목된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