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그때처럼’ 햄스트링 회복 일주일… 빅리그 100호골 손흥민, “자랑스럽다”

입력 2020-10-05 11: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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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손흥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닉네임 ‘손세이셔널’에 어울리는 활약이었다. 손흥민(28·토트넘)이 2골·1도움으로 맹위를 떨치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손흥민과 토트넘이 활짝 웃었다. 5일(한국시간)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4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에 왼쪽 윙 포워드로 선발출전해 73분을 뛴 손흥민은 전반에만 공격 포인트 3개를 올렸고, 6-1 대승을 거둔 토트넘은 2승1무1패(승점 7)로 상위권 진입의 발판을 마련했다.

여러모로 의미가 컸다. 왼쪽 햄스트링 부상을 털어낸 손흥민은 올 시즌 공격 포인트 10개(7골·3도움)를 찍었다. 특히 한국인 최초로 유럽 빅리그 100호 골을 돌파했다. 함부르크~레버쿠젠(이상 독일)에서 41골(135경기)을 넣은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59골(164경기)을 뽑아 차범근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의 빅리그 최다골(98골)을 넘어섰다.

손흥민은 경기 후 구단 채널 ‘스퍼스TV’를 통해 “내 햄스트링에 기적이 일어났다. 박지성 선배가 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이 경기장을 보며 자랐다. 정말 행복하다”며 활짝 웃었다.

● 철인의 천부적 회복력, 부상 후유증 NO
지난달 27일 리그 3라운드 뉴캐슬과 홈경기(1-1 무)에서 햄스트링을 다친 손흥민의 출전 여부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예상도 제각각이었다. 뉴캐슬전 직후 조세 무리뉴 감독도 “(손흥민은) 부상을 입었다. 상태가 좋지 않다”며 장기 결장을 암시했다.

허벅지 뒤쪽 근육으로 알려진 햄스트링 부상은 회복에만 최소 1주일이 걸린다. 부분 파열이 겹치면 4주, 길게는 6주 이상 소요된다. 풀어진 근육을 다시 만들고 경기력을 회복하는 시간까지 고려하면 공백기는 더 길어지곤 한다.

그러나 손흥민은 일주일 만에 그라운드에 섰다. 부상의 여파로 강한 훈련은 소화하지 못했지만 감각은 변함없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킥오프를 앞둔 인터뷰에서 무리뉴 감독은 “몸이 좋아진 손흥민은 위협적일 것”이라고 기대했고, 결과로 증명했다.

이번에도 천부적 회복력이 빛을 발했다. 함부르크 시절인 2012년 11월 햄스트링을 다쳤을 때도 손흥민은 6일 만에 부상을 털어냈다. 뉴캐슬전 직후 축구국가대표팀 주치의 김나민 박사(강남제이에스병원 수석원장)는 “손흥민의 피지컬은 타고 났다. 회복도 빠르다”며 긍정적 메시지를 전했는데, 들어맞았다.

● ‘몰아치기 쇼’ 손흥민, 한국인 첫 빅리그 100호 골
손흥민은 몰아치기에 능하다. 한 번 영점이 맞으면 거침이 없다. 살인적 일정이 이어진 올 시즌 초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3번째 희생양이 됐다.

지난달 20일 리그 2라운드 사우샘프턴과 원정경기(5-2 승)에서 4골을 폭발시킨 손흥민은 5일 뒤 스켄디야(북마케도니아)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차 예선 원정경기에서 1골·2도움으로 토트넘의 3-1 완승을 견인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선 전반 7분과 37분 멀티골을 터트리는 한편 전반 30분 해리 케인의 추가골을 도왔다.

부상이 도움이 된 측면도 있다. 휴식이다. 새 시즌 개막 후 손흥민은 쉴 틈이 없었다. 열흘 간 4경기를 뛰고, 이틀 만에 뉴캐슬전까지 소화하며 피로가 쌓였다. 다행히 1경기를 건너뛰었다. 승부차기로 승리한 지난달 30일 첼시와 리그컵 경기에 출전하지 않고 회복에 전념했다.

기회를 놓치지 않은 손흥민은 위대한 역사도 썼다. 유럽 빅리그 통산 100호 골은 한국인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완파한 팀과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는 소감을 전한 그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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