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박세혁. 스포츠동아DB
쉽지 않은 2020시즌을 보내야 했던 박세혁이 여름 부진을 털어내고 화려하게 부활했다. 5일까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371을 기록하며 공수 겸장의 모습을 회복했다. 4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선 2루타만 3개를 때리며 야구에선 보기 드문 ‘트리플 더블’을 만들기도 했다.
지난해 주전 안방마님으로 도약한 박세혁은 수많은 선입관, 그리고 부담과 맞서며 지금에 이르렀다. 대졸 자원이면서 백업 포수로 오랜 세월을 보낸 그는 양의지(33·NC 다이노스)의 프리에이전트(FA) 이적으로 주전 기회를 잡았다. 대다수의 팬들은 ‘박세혁이 양의지의 공백을 메우긴 힘들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그의 2019년 활약을 지켜봤다. 풀타임 첫 해 ‘국대’ 포수 양의지의 그림자를 지워야 하는 부담을 떠안은 것이다.
매우 큰 산과 마주한 그였지만, 만들어낸 결과는 시즌 전 예상과 크게 달랐다. 박세혁은 지난해 두산의 안방마님으로 맹활약하며 통합우승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조차 우승 후 “(박)세혁이의 역할이 컸다”며 그의 공로를 치켜세웠다.
그러나 1년의 활약으로는 두산 주전 포수라는 타이틀을 온전히 달기 힘들다. 2020시즌 그는 ‘우승 포수’, ‘풀타임 2년차’ 등의 부담과 다시 싸워야 했다. 그리고 저조한 활약이 보일 때면 어김없이 비난의 화살이 강하게 꽂혔다.
포수 출신인 김 감독 역시 시즌 도중 박세혁의 기량에 대해 냉정하게 말하며 채찍질을 멈추지 않았다. 야구 내·외적으로 스트레스가 적잖을 수밖에 없었지만, 결국 스스로 이겨내는 것 말고는 정답이 없었다. 1군 엔트리 말소 등 힘겨운 시간을 보냈지만 5일 현재 올 시즌 성적은 106경기에서 타율 0.275, 4홈런, 47타점으로 지난해(137경기·타율 0.279·4홈런·63타점)에 버금간다.
5강 경쟁 팀의 포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여러 부담을 이겨낸 박세혁에게는 이제 팀의 가을야구 진출이라는 또 다른 숙제가 놓여있다. 이번에도 그는 만만치 않은 과제를 보란 듯이 해결할 수 있을까. 박세혁의 남은 2020시즌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