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10승의 가치, ‘2020 SK’라서 더 대단하다

입력 2020-10-05 15: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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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박종훈. 스포츠동아DB

SK 박종훈. 스포츠동아DB

SK 와이번스 박종훈(29)은 3일 인천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승리를 따내며 2018시즌 이후 2년 만에 다시 10승 투수가 됐다. 5일까지 올 시즌 25경기에서 10승10패, 평균자책점(ERA) 5.09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올 시즌 SK 마운드는 그야말로 초토화됐다. 외국인투수 농사 실패와 컨디션 난조 탓에 회복불능 수준으로 여겨졌다. 여기에 타자들의 줄 부상으로 공격력까지 약해지다 보니 국내투수 ERA 1위(3.65) 문승원(31)과 박종훈이 선발등판하는 경기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됐다. 승리는 ERA, 삼진 등과 달리 투수가 스스로 컨트롤할 수 없는 지표다. 그런 와중에 어떻게든 10승 투수라는 타이틀을 되찾은 것은 박종훈 본인은 물론 팀 입장에서도 반가운 일이다.

SK가 2001년 창단 후 올해까지 10승 투수를 배출하지 못한 시즌은 2002년과 2006년, 2011년의 3시즌에 불과하기에 더욱 그렇다. 2002년 제춘모(9승), 2006년 신승현(8승), 2011년 송은범(8승·현 LG 트윈스)이 팀 내 최다승 투수였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2011년에는 121이닝을 소화한 게리 글로버가 팀 내 최다이닝 투수였을 정도로 선발과 불펜의 경계가 허물어져 있었기에 지금의 상황과 직접 비교하긴 어렵다. 2002년(61승3무69패)과 2006년(60승65패)에는 6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이 두 시즌도 올해처럼 처참하진 않았다.

올 시즌은 팀 불펜 ERA(6.25) 최하위, 타율(0.250)과 득점(552점) 9위의 성적이 말해주듯 선발투수가 승수를 쌓기에는 극악의 환경이다. 문승원이 국내투수 ERA 1위(전체 7위)의 성적에도 6승(8패)에 그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침착하게 자기 몫을 해내며 거둔 10승은 그만큼 의미가 크다.

SK 박경완 감독대행은 “우리 팀에도 10승 투수가 나왔다는 것은 좋은 기록”이라며 반색했다. 이어 “느린 슬라이드스텝과 많은 투구수 등을 보완하면 매년 10승 이상 충분히 해줄 수 있는 투수다. 컨트롤과 슬라이드스텝 모두 점차 좋아지고 있다”며 박종훈을 칭찬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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