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블랙핑크, 간호사 성적 대상화 논란 “성상품화 반대” vs “하나의 예술”

입력 2020-10-06 11: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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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블랙핑크, 간호사 성적 대상화 논란 “성상품화 반대” vs “하나의 예술”

그룹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 속 간호사 복장을 두고 성적 대상화 논란이 불거졌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가운데 블랙핑크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가 해명에 나서며 편집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된 장면은 지난 2일 공개된 블랙핑크의 신곡 ‘Lovesick Girls’ 뮤직비디오에서 멤버 제니가 간호사 복장으로 등장하는 장면으로 영상 속 제니는 간호사이자 환자로 등장해 1인2역을 소화했다.


해당 장면과 관련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는 5일 “YG엔터 블랙핑크 뮤비 속 간호사 성적대상화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공개했다. 노조 측은 “명백한 성적대상화”라며 “헤어캡, 몸에 딱 맞는 옷맵시와 짧은 치마, 하이힐 등 현재 간호사의 복장과는 동떨어졌으나 ‘코스튬’이라는 변명 아래 기존의 전형적인 성적 코드를 그대로 답습한 복장과 연출”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간호사는 보건의료노동자이자 전문 의료인임에도 해당 직업군에 종사하는 성별이 여성이 많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성적대상화와 전문성을 의심받는 비하적 묘사를 겪어야만 했다”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간호사들이 오랜 기간 투쟁해왔음에도 어느 때보다도 여성인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2020년, YG 엔터테인먼트는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에서 간호사를 성적대상화하여 등장시켰다”며 “대중문화가 왜곡된 간호사의 이미지를 반복할수록 이러한 상황은 더욱 악화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보건의료노조는 여성과 간호사에 대한 성적대상화와 성상품화에 단호히 반대하며 블랙핑크의 신곡이 각종 글로벌 차트 상위에 랭크되고 있는 지금, 그 인기와 영향력에 걸맞는 YG 엔터테인먼트의 책임 있는 대처를 촉구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블랙핑크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6일 신곡 ‘Lovesick Girls’에 대해 “우리는 왜 사랑에 상처받고 아파하면서도 또 다른 사랑을 찾아가는지에 대한 고민과 그 안에서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한 곡”이라고 설명하며 “뮤직비디오 중 간호사와 환자가 나오는 장면은 노래 가사 'No doctor could help when I’m lovesick'를 반영했다. 특정한 의도는 전혀 없었으나 왜곡된 시선이 쏟아지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고 해명했다.

이들은 “뮤직비디오도 하나의 독립 예술 장르로 바라봐 주시길 부탁드리며, 각 장면들은 음악을 표현한 것 이상 어떤 의도도 없었음을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제작진은 해당 장면의 편집과 관련해 깊이 고민하고 논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먼저 현장에서 언제나 환자의 곁을 지키며 고군분투 중인 간호사 분들에게 깊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공식입장
간호사에 대한 성적대상화를 멈추라

YG 엔터테인먼트의 블랙핑크 ‘Lovesick Girls’ 뮤직비디오 속 간호사 묘사는 명백한 성적대상화

특정 직업군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 전파… 영향력에 걸맞는 책임감 필요

간호사는 보건의료노동자이자 전문 의료인으로서 더욱 존중받아야

○ 10월 2일 공개된 YG엔터테인먼트의 블랙핑크 ‘Lovesick Girls’뮤직비디오에서 멤버 중 1인이 간호사 복장을 한 장면이 등장했다. 헤어캡, 타이트하고 짧은 치마, 하이힐 등 현재 간호사의 복장과는 심각하게 동떨어졌으나‘코스튬’이라는 변명 아래 기존의 전형적인 성적 코드를 그대로 답습한 복장과 연출이었다.

○ 간호사는 보건의료노동자이자 전문 의료인임에도 해당 직업군에 종사하는 성별이 여성이 많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성적대상화와 전문성을 의심받는 비하적 묘사를 겪어야만 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간호사들이 오랜 기간 투쟁해왔음에도 어느 때보다도 여성인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2020년, YG 엔터테인먼트는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에서 간호사를 성적대상화하여 등장시켰다. 해당 뮤직비디오는 공개 3일만에 1억에 가까운 뷰를 기록했다.

○ 미디어 속이 아닌 실제 병원 현장에서 간호사들은 코로나19 최전선에서 감염의 위협을 무릅쓰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간호사를 영웅시하는 분위기도 조성됐지만 이면에서는 여전히 간호사를‘야’,‘아가씨’와 같은 호칭으로 부르고, 입원 스트레스를 푸는 등 갖은 갑질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또한 간호사들은 병원 노동자 중 가장 높은 비율로 성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대중문화가 왜곡된 간호사의 이미지를 반복할수록 이러한 상황은 더욱 악화될 뿐이다.

○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후 sns에서는 #간호사는코스튬이아니다 #Stop_Sexualizing_Nurses #nurse_is_profession 과 같은 해시태그가 등장했다. 온라인 공간에 한정된 소수의 목소리라 치부하기엔 간호사를 비롯한 주로 여성이 종사하는 직업군에 대한 성적대상화의 역사는 너무나 오래됐다.

○ 보건의료노조는 여성과 간호사에 대한 성적대상화와 성상품화에 단호히 반대하며, 블랙핑크의 신곡이 각종 글로벌 차트 상위에 랭크되고 있는 지금, 그 인기와 영향력에 걸맞는 YG 엔터테인먼트의 책임 있는 대처를 촉구한다.

2020년 10월 05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YG 공식입장 전문
블랙핑크 뮤직비디오 관련해 말씀 드립니다

먼저 현장에서 언제나 환자의 곁을 지키며 고군분투 중인 간호사 분들에게 깊은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Lovesick Girls'는 우리는 왜 사랑에 상처받고 아파하면서도 또 다른 사랑을 찾아가는지에 대한 고민과 그 안에서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한 곡입니다.

'Lovesick Girls' 뮤직비디오 중 간호사와 환자가 나오는 장면은 노래 가사 'No doctor could help when I’m lovesick'를 반영했습니다.

특정한 의도는 전혀 없었으나 왜곡된 시선이 쏟아지는 것에 우려를 표합니다.

뮤직비디오도 하나의 독립 예술 장르로 바라봐 주시길 부탁드리며, 각 장면들은 음악을 표현한 것 이상 어떤 의도도 없었음을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작진은 해당 장면의 편집과 관련해 깊이 고민하고 논의 중에 있습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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