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성.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재성.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축구국가대표팀 ‘다용도 미드필더’ 이재성(28·홀슈타인 킬)이 결국 잔류했다. 오퍼는 적지 않았음에도 킬이 6일 새벽(한국시간) 끝난 독일의 여름이적시장에서 선수의 이적을 허락하지 않았다.

2018년 여름 K리그1(1부) 전북 현대를 떠나 킬 유니폼을 입은 이재성은 독일 분데스리가2(2부)에서 2시즌 동안 15골·18도움을 기록했다. 이를 발판 삼아 빅클럽 진입을 희망했다.

이번 여름이 적기였다. 내년 6월까지 이재성과 계약한 킬이 이적료를 회수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기 때문이다. 이재성은 영국 에이전시와 함께 행선지를 물색했고, 많은 팀들이 관심을 보였다. 셰필드 유나이티드, 크리스털 팰리스(이상 잉글랜드), FC미트윌란(덴마크), 안더레흐트(벨기에), 슈투트가르트, 프랑크푸르트, 샬케04, 호펜하임, 베르더 브레멘(이상 독일) 등이 접촉해왔다.

이 중 잉글랜드는 워크퍼밋 요건을 충족할 수 없어 일찌감치 포기했다. 독일은 재정적 문제가 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관중수입이 ‘제로(0)’에 가까운 독일 클럽들 상당수가 자금난을 호소하고 있다. 킬이 염두에 둔 이적료 200만 유로(약 27억 원)를 감당할 만한 팀이 없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손짓한 팀이 있었다. 호펜하임과 브레멘이었다. 특히 브레멘은 이적시장 종료를 앞두고 400만 유로(약 54억 원)까지 높였다. 선수에게도 계약기간 4~5년을 불러 마음을 잡았다.

하지만 킬은 요지부동이었다.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는 킬은 승격 희망을 키우는 시점에 핵심전력을 팔 수 없다는 입장을 거두지 않았다. 이적료 회수는 둘째 문제였다.

이재성은 내년 1월 열릴 겨울이적시장 때 새 팀을 다시 물색할 계획이다. ‘보스만 룰’에 따라 선수는 계약만료 6개월 전부터 자유롭게 행선지를 알아볼 수 있다. 다만 겨울 이적은 쉽지 않다. 계약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선수를 거액에 데려갈 팀은 많지 않다.

킬의 지속적인 계약연장 요청을 거절한 이재성은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될 내년 여름을 기약하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