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1회초 LG 남호가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고 있다. 잠실|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열렸다. 1회초 LG 남호가 마운드에 올라 역투하고 있다. 잠실|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2년차 좌완투수 남호(20)가 갈 길 바쁜 LG 트윈스의 세주로 등장했다.

남호는 6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등판했다. 구원으로만 나선 앞선 3경기에선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ERA) 2.57을 기록했다. 데뷔 후 첫 선발등판이었다.

편안한 상황과 거리가 멀었다. 핵심 선발요원 타일러 윌슨과 차우찬이 이탈한 가운데 순위다툼이 한창인 사정까지 고려하면, 그 압박은 엄청났다. LG 류중일 감독은 “(남호가) 오늘(6일) 잘 던지면 일요일(11일)에도 등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호처럼 젊은 선수들은 지금의 살얼음판 승부 속에 1군과 동행하는 것 자체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다. 이를 넘어 직접 경기에 나가고 ‘다음’까지 기약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동기부여는 없다.

1회 무사만루 위기를 1점으로 막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2회 선두타자 강민호부터 5회 이성규까지 12명의 타자를 상대로는 한 차례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최고 구속 145㎞의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골고루 섞었다. 최종 성적은 5이닝 1안타 2사사구 4삼진 1실점. 이보다 좋을 수 없었다.

2-1로 앞선 9회 마무리투수 고우석이 동점을 허용해 데뷔 첫 승은 무산됐지만, 눈부셨던 투구까지 지워지진 않았다. 경쟁력 있는 선발 자원을 한명 더 발굴한 LG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