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손흥민은 5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2골을 뽑아 한국인 최초로 유럽 빅리그 100호 골을 돌파했다.
 이제는 1992∼1993시즌 출범 이후 29명만이 기록 중인 EPL 통산 100호 골 달성 여부에 초점이 맞춰진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토트넘 손흥민은 5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2골을 뽑아 한국인 최초로 유럽 빅리그 100호 골을 돌파했다. 이제는 1992∼1993시즌 출범 이후 29명만이 기록 중인 EPL 통산 100호 골 달성 여부에 초점이 맞춰진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손세이셔널’ 손흥민(28·토트넘)의 폭풍질주는 계속된다. 유럽에 진출한 한국선수로 거의 모든 것을 일궜지만 여전히 배가 고프다. 다음 목표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0골 고지 점령이다. 7일(한국시간) 현재 29명만이 보유하고 있는 기록이다.

손흥민은 5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0~2021시즌 EPL 4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원정경기에서 큰 이정표를 세웠다.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출전해 73분을 소화하며 2골·1도움으로 팀의 6-1 대승을 이끌었다.

전반 7분과 37분 멀티골을 가동했고, 전반 30분 ‘영혼의 단짝’ 해리 케인(잉글랜드)의 추가골을 어시스트했다. 지난달 20일 사우샘프턴과 리그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4골을 뽑고, 5일 뒤 스켄디야(북마케도니아)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차 예선 원정경기에서 1골·2도움을 올린 데 이은 특유의 ‘몰아치기’가 또 한번 폭발했다.

2골의 의미가 대단했다. 최근 왼쪽 햄스트링(허벅지 뒤쪽 근육) 부상을 털어내자마자 나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한국인 최초로 유럽 빅리그 100호 골을 돌파한 것이다. 함부르크~레버쿠젠(이상 독일)을 거치며 41골(135경기)을 넣은 그는 토트넘에서 59골(164경기)을 뽑아 차범근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보유한 기존 최다골(98골)을 넘어섰다. 손흥민이 정통 스트라이커가 아니란 점을 고려하면 더욱 놀라운 수치다.

이제 시선은 EPL 100골로 향한다. 1992~1993시즌 EPL 출범 이래 29명이 영광의 고지를 밟았다. 역대 최다 득점자는 260골을 터트린 앨런 시어러(잉글랜드)다. 블랙번에서 112골, 뉴캐슬에서 148골을 넣었다. 2위는 챔피언십(2부) 더비 카운티에서 뛰고 있는 웨인 루니(잉글랜드)로 에버턴(25골)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83골)를 거치면서 208골을 기록했다. 특히 시어러와 루니는 유이하게 EPL 200골을 넘겨 특별함을 더했다.

‘원 클럽 맨’으로도 100골을 넘긴 선수들이 있다. 세르히오 아게로(아르헨티나)가 대표적이다. 맨체스터시티에서 180골을 가동했다. 한 시절을 풍미한 티에리 앙리(프랑스)도 아스널에서만 우직하게 100골 이상을 넣었다. 1999년부터 2007년까지와 2012년을 합쳐 175골을 성공시켰다. 손흥민의 동료 케인 역시 146골을 넣었다. 노리치시티에서 3경기를 뛰었으나 득점은 없었고, 모두 토트넘에서 일궜다.

그렇다면 100골을 넘긴 기록이 ‘현재진행형’인 선수는 누구일까. 3명이다. 지난달 무릎 부상을 당해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하지만 아게로의 도전은 계속되고 있고, 케인도 골을 넣을 때마다 포인트가 쌓인다. 레스터시티 제이미 바디(잉글랜드)도 있다. 바디는 최근 맨체스터시티 원정에서 해트트릭으로 5-2 승리를 이끌었다.

EPL 역대 득점랭킹 74위인 손흥민의 페이스도 대단하다. 입단 첫 시즌인 2015~2016시즌에만 4골에 그쳤을 뿐, 그 뒤 꾸준히 10골 이상 뽑았다. 올 시즌이 이제 막 시작됐고, 토트넘과 계약된 2023년 여름까지는 계속 EPL 무대를 누빈다고 가정하면 100골은 충분히 실현 가능한 꿈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