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뷰] ‘형님도 아우도 양보 없었다’ 벤투호-김학범호, 2골 장군멍군

입력 2020-10-09 22: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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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과 김학범 감독의 23세 이하(U-23) 대표팀이 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컵 국가대표팀 vs 올림픽대표팀’ 스페셜 매치 1차전에서 2골씩 주고받으며 2-2 무승부를 거뒀다.


특히 1996년 이후 24년 만에 펼쳐진 두 팀의 스페셜 매치 시리즈는 12일 같은 장소에서 펼쳐질 2차전과 묶여 홈 & 어웨이 형식이 적용, 승리하는 팀은 자신들의 이름으로 1억 원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친 국민들을 위한 성금으로 기부하게 된다. 당연히 원정 다 득점 원칙에 따라 2골을 터트린 U-23 대표팀이 사흘 뒤 치러질 2차전을 유리한 위치에서 치를 수 있게 됐다.


벤투 감독은 김지현(강원FC)을 최전방에 세우고 나상호(성남FC)~이영재(강원)~한승규(FC서울)~이동경(울산 현대)에게 중원을 맡겼다. 전형적인 ‘박스 투 박스’ 역할의 손준호(전북 현대)가 1차 저지선을 구축했고, 이주용(전북)~권경원(상주 상무)~원두재~김태환이 골키퍼 조현우(이상 울산)이 맡은 골문을 지켰다.


김 감독은 조규성(전북)~송민규(포항 스틸러스)~조영욱(서울)을 스리 톱으로 세웠고, 김동현(성남)~정승원(대구FC)~이승모(포항)가 중원을 이뤘다. 수비라인은 강윤성(제주 유나이티드)~정태욱~김재우(이상 대구)~윤종규(서울)가 맡았다. 골키퍼는 송범근(전북).


그라운드에 우애는 없었다. K리그에서 치열하게 맞서며 서로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이들은 한 치 양보도 없이 뜨겁게 부딪히고 싸웠다. 전반 초반부터 두 팀은 팽팽히 맞섰다. 특히 U-23 대표팀은 과감히 라인을 끌어올리며 ‘공격 축구’를 펼쳐 ‘벤투호’를 괴롭혔다.


그러나 첫 골은 A대표팀이 터트렸다. 전반 20분 동생들의 전진을 효율적으로 저지하던 형님들이 빠르게 역습을 전개했고, 이동경의 패스를 잡은 왼쪽 풀백 이주용이 낮게 깔아 찬 볼이 골 망을 갈랐다. 2015년 6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친선경기에서 A매치에 데뷔한 이주용은 5년 만의 대표팀 복귀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다.


일격을 당한 ‘김학범호’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전반 31분 윤종규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송민규가 절묘한 헤딩슛을 시도하며 동점을 노렸고, 결국 후반 5분 송민규가 문전 왼쪽에서 조현우의 방어를 뚫어 스코어 1-1을 만들었다.




아우의 강한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후반 13분 정승원이 시도한 중거리 슛을 조현우가 막았으나 이어진 혼전 상황에서 중앙수비수 권경원의 다리를 맞은 볼이 골라인을 통과해 스코어를 끝내 뒤집었다.


패색이 짙던 후반 막판, A대표팀이 ‘멍군’을 다시 불렀다. 후반 44분 교체 투입된 ‘돌아온 해결사’ 스트라이커 이정협(부산 아이파크)이 동점골을 터트려 벤투 감독을 패배의 위기에서 구했다.

고양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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