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후보 두 팀 꺾은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 “우리가 우승 후보 아닌가?”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개막 첫 주 가장 뜨거운 팀은 바로 인천 전자랜드다. 전자랜드는 9일 안양 KGC와 원정경기에서 98-96 승리를 거둔 데에 이어 10일 서울 SK는 97-74, 23점차로 완파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2연승이다.

선수 구성에서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던 전자랜드가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KGC와 SK를 연파할 것으로 예상한 이는 없었다. 개막 2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전자랜드가 보여준 경기력은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우승 후보 두 팀을 상대로 평균 97.5점을 뽑아내며 매서운 공격력도 과시했다.

무엇보다 외국인선수들(헨리 심스·에릭 탐슨)에 의존한 승리가 아니라 정영삼(평균 13.5점), 김낙현(평균 13.5점), 전현우(평균 15.5점), 이대헌(평균 14.5점) 등 국내선수들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 이뤄낸 것이란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국내선수 4명이 2경기에서 평균 10점 이상을 기록한 팀은 전자랜드뿐이다.

이들을 바라보는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마냥 흐뭇하기만 하다. 그는 “우리 팀 포워드 라인의 신장이 큰 편이 아니다. 이 부분을 외국인선수들이 리바운드와 수비에서 채워주고, 국내 외곽라인이 주도적으로 경기를 해줬다. 개막 2경기에서 국내선수들의 고른 득점분포는 아주 이상적인 장면이다. 앞으로 이런 경기가 자주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가운데 KGC와 SK를 상대로 거둔 연승은 향후 선수들의 자신감을 북돋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유 감독은 “다들 우리 팀이 하위권이라고 하더라. 개막 이전 선수들에게 ‘우승 후보 두 팀과 연달아 만나는데 둘 다 이기고 우리가 우승 후보가 되자’고 했는데, 진짜 그렇게 됐다. 이제 우리가 우승 후보 아니냐”며 웃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