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투자, 5년 연속 PS 물 건너간 삼성의 과제

최소한의 투자, 5년 연속 PS 물 건너간 삼성의 과제

삼성 라이온즈는 10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0-1로 져 5년 연속 포스트시즌(PS) 탈락이 확정됐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 연속 한국시리즈(KS)에 오르고 4년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하며 ‘왕조’를 구축했던 위용은 사라졌다. 2016년부터 지난 4년간 정규시즌 성적도 9위(65승1무78패)~9위(55승5무84패)~6위(68승4무72패)~8위(60승1무83패)로 2018시즌을 제외하면 5강권과 차이가 컸다.

허삼영 감독 체제로 새롭게 출발한 올 시즌에는 전반기 한때 4위까지 올라서며 기대를 키웠다. 강력한 불펜을 앞세워 접전 승부를 이겨냈고,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선발진도 원활하게 돌아갔다. 야수 쪽에서도 김지찬, 김호재, 박승규 등 신진세력이 존재감을 뽐냈다. 35승36패로 7월을 마쳤을 때만 해도 반등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분석이 많았다.

그러나 8~9월 49경기에서 17승2무30패(승률 0.362)로 무너지며 가을야구의 꿈은 점차 멀어졌다. 체력문제를 극복하지 못한 탓에 계투진의 힘이 떨어졌고, 타선의 집중력도 하락했다. 부상자 속출로 선수 가용 폭도 좁아졌다. 지난해 극심한 부진을 겪은 김동엽과 강한울이 타선의 새로운 동력으로 떠오른 것을 제외하면, 희망요소는 삽시간에 사라졌다. 내부육성을 통한 도약을 바랐지만, 투자 없이는 성적도 없다는 교훈만 뼈저리게 느꼈다.

실제로 삼성은 최근 5년간 강민호와 이원석의 프리에이전트(FA) 영입과 오승환의 유턴 외에는 외부전력 보강에 소극적이었다. 물론 젊은 선수들을 적극 기용하며 가용자원을 늘리는 허 감독의 움직임은 틀리지 않다. 오히려 바람직하다. 그러나 젊은 선수들이 기댈 수 있는 기둥이 있다면 재건에 더욱 속도를 낼 수 있다. 그 기둥은 꾸준한 성적을 낼 수 있는 스타급 선수다. 자체 육성을 통해 상위권에 올라선 두산 베어스가 2015시즌을 앞두고 장원준을 FA로 영입해 2년 연속 KS를 제패한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 당장 강민호를 영입하며 PS에 근접했던 2018시즌만 돌아봐도 투자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