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홍창기.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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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기(27)는 올 시즌 LG 트윈스가 배출한 히트상품이다. 주전 중견수 이천웅의 부상 공백을 훌륭하게 메우며 1군 선수로 발돋움한 데다, 탁월한 선구안을 뽐내며 규정타석까지 채웠다. 그 자체만으로도 박수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10일까지 득점권 타율은 0.224(67타수 15안타)에 불과했다. 같은 상황에서 출루율(0.439)과 견줘 0.215나 낮은 기록이다. 상황에 관계없이 출루 본능을 뽐낸 것을 넘어 해결사 본능까지 장착하면 스스로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다. 11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이 의미가 컸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홍창기는 이날 5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의 맹활약으로 팀의 7-3 역전승을 이끌었다. 첫 2타석에서 1루수 땅볼과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5회부터 세 타석 연속안타를 터트리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특히 2-3으로 뒤진 8회말 1사 2·3루서 만들어낸 역전 결승 2타점 2루타는 그야말로 백미였다. 득점권에 약하다는 우려를 보기 좋게 씻어낸 동시에 팀의 6연승을 견인해 기쁨은 배가 됐다.

10일까지 홍창기의 타석당 투구수는 4.39개였다. 그만큼 신중하게 타격에 임한다는 의미다. 초구 승부서도 0.182(2타수 4안타)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은 과감했다. ‘바뀐 투수의 초구를 노리라’는 야구 속설을 그대로 실행에 옮겼다. 8회말 NC 마무리투수 원종현의 시속 145㎞ 포심패스트볼(포심)을 그대로 받아쳐 2타점 좌중간 2루타로 연결했다. 이날의 결승타이자 시즌 100번째 안타였다.

데뷔 첫 한 시즌 100안타는 1군 선수로 업그레이드됐다는 증거다. LG 류중일 감독도 “홍창기의 2타점 2루타가 결정적이었다”고 돌아봤다. 홍창기는 “좋은 찬스였다. 빠른 카운트에 승부를 하려 했고, ‘포심을 노리라’는 이병규 타격코치님의 조언대로 노려 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팀의 상승세에 직접 기여했다는 점은 하나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 LG는 이날 승리로 6연승과 더불어 시즌 전적 74승3무56패로 2위를 지켰다. 5연패에 빠진 선두 NC(77승4무49패)와 격차도 5경기로 줄였다. 10일 더블헤더를 포함해 NC와 주말 4연전을 모두 쓸어 담으며 단숨에 간격을 확 줄인 것이다. 그 중요한 승리를 이끈 주인공이 홍창기였다. 그는 “다음 경기(13일)부터 팬들께서 야구장에 오시는데, 그 앞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