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두재(왼쪽), 송민규. 스포츠동아DB
대한축구협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해외팀 초청이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9일과 1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0 하나은행컵 축구국가대표팀 VS 올림픽대표팀’이란 타이틀의 스페셜 매치를 마련했다.
2022카타르월드컵 본선을 겨냥하는 파울루 벤투 국가대표팀 감독(포르투갈)은 세대교체를 염두에 두고 3명의 23세 이하(U-23) 자원들을 선택하면서 원두재를 포함시켰다. 김학범 올림픽대표팀 감독도 최정예 멤버 구성을 위해 원두재를 뽑고 싶었지만, 올해 초 도쿄올림픽 아시아 지역예선을 겸한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우승 당시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될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은 제자의 성장을 위해 흔쾌히 ‘벤투호’로 월반을 허락했다.
벤투 감독은 원두재의 여러 가능성을 테스트했다. 본래의 포지션인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닌 중앙수비수로 출격시켰다. 다만 원두재는 포백라인에서 센터백 역할은 익숙하지 않다. 울산에서도 센터백 경험은 있으나 스리백에서의 역할이었다. 물론 수비수로서의 움직임만 점검한 것은 아니었다. 과감한 전진패스를 주문했다. 전방위적 빌드업 축구를 강조하는 벤투 감독에게 후방에서부터 최전선으로 쭉 찔러주는 볼 배급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원두재는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어느 위치에서든 볼을 동료들에게 연결해 리듬과 템포를 유리하게 끌어갔다. 간혹 실수는 있었으나 벤투 감독은 “처음 합류했음에도 상당히 잘했다. 기복도 있었고, 흔들림도 보였으나 경험 부족이란 부분을 이해해야 한다”며 나름 합격점을 줬다. 원두재는 “긴장과 설렘이 공존했다. A대표팀에서 처음 뛰게 돼 뿌듯하지만 더 발전해야 한다”는 말했다.
처음 태극마크를 단 송민규의 자신감은 올림픽대표팀에서도 이어졌다. 그라운드를 종횡무진으로 누비며 발과 머리를 이용한 날카로운 킥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발산했다. 힘으로 부딪히며 상대 라인을 파괴하는 도전적 돌파가 나올 때면 벤치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0-1로 끌려가던 1차전 후반 초반 동점골도 그의 몫이었다.
그래도 송민규는 만족하지 않는다. 세밀함의 보강이 필요하다. 득점이 아닌 이타적 플레이 역시 김 감독이 강조하는 부분이다. 송민규는 “경기력이 아쉽다. 나로 인해 주변의 체력소모가 많았다. U-23 대표팀의 템포와 팀 컬러에도 익숙해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고양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