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의 스페셜 매치… 재미, 실험, 테스트 모두 잡았다!

입력 2020-10-1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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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국가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왼쪽), 올림픽대표팀 김학범 감독. 스포츠동아DB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의 축구국가대표팀과 김학범 감독의 23세 이하(U-23) 대표팀은 9일과 12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0 하나은행컵 축구국가대표팀 VS 올림픽대표팀’ 타이틀이 붙은 2차례 스페셜 매치를 치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올해 상반기를 통째로 날린 대한축구협회가 각급 태극전사들의 훈련과 실전기회 제공, 외부 노출에 목마른 주요 스폰서를 위해 마련한 이벤트였지만 내용적으로도 충분히 흥미진진했다.

1996애틀랜타올림픽을 앞두고 펼쳐진 두 대표팀의 평가전 이후 24년 만에 마련된 이번 대결은 여러모로 각별했다. 특히 2차전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에 따라 유관중 경기로 전환돼 태극전사들과 팬들이 실로 오랜만에 함께 호흡하는 특별한 시간이 됐다.

먼저 ‘재미’의 측면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스페셜 매치가 처음 기획됐을 때만 해도 축구계 곳곳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호랑이 엠블럼(협회 상징)을 이용한 K리그 올스타전’이란 시선이었다. 그러나 한국축구의 오늘과 내일을 책임질 형님과 아우들은 한 치 양보 없는 정면승부를 펼쳤다.

협회는 단순히 경기 기획에만 매몰되지 않았다. 새 유니폼 출시, 홈&어웨이 형식에 원정 다득점 원칙 적용, 비디오판독(VAR) 진행 등을 통해 A매치와 국제대회에 목마른 축구팬들의 눈높이에 맞는 경기 진행을 꾀했다. 1차전 전반 초반 거친 충돌 장면이 나오자마자 VAR을 하는 심판진의 모습은 사뭇 진지했다.

벤투 감독과 김 감독에게는 ‘실험’과 ‘테스트’의 기회였다.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해외 입국자는 반드시 2주 자가격리가 필요해 해외파를 호출할 수 없었다. 당연히 K리그에 집중했고, U-23 대표팀의 대학생 일부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선수들을 그렇게 선발했다.

두 사령탑은 연초부터 꾸준히 K리그 현장을 누벼왔다. 이 과정에서 U-23 핵심 멤버 3명이 A대표팀으로 이동했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으로 역량을 과시한 원두재, 측면 날개 이동경(이상 울산 현대) 등이 ‘월반’의 주인공들이다.

당연히 전력의 활용폭도 컸다. 평소 선수 활용 측면에서 다소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벤투 감독은 고유의 팀 컬러를 유지하면서도 선발 라인업과 일부 포지션 파괴를 통해 선수들을 점검했고, 김 감독 또한 1·2차전을 색다르게 운영하며 한층 다양한 전술 옵션을 장착하는 소득을 올렸다.

고양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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