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DB 이상범 감독. 스포츠동아DB

원주 DB 이상범 감독. 스포츠동아DB


원주 DB는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개막 이후 2연승으로 신바람을 냈다. 9일 서울 삼성과 홈 개막전, 11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원정경기를 모두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당초 DB의 시즌 초반은 다소 불안할 수 있다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가드 김현호는 비시즌 준비과정에서 아킬레스건 파열로 시즌 내 복귀가 불투명해졌다. 외국인선수는 치나누 오누아쿠의 합류가 불발돼 타이릭 존스를 급하게 영입했다. 입국 후 2주간의 자가격리를 거친 존스가 개막까지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는 것은 어려워 보였다. 게다가 개막 직전 열린 컵 대회에서 두경민이 발목, 윤호영이 허리 부상으로 전열을 이탈하는 등 개막을 앞두고도 악재가 잇달았다.

하지만 DB는 엄청난 뒷심으로 개막 2연승을 신고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경기 운영이다. 승부처인 3·4쿼터에 핵심 선수들이 체력문제를 겪지 않도록 가용인원을 최대한 늘렸다. 그 덕에 매 경기 4쿼터를 압도하고 있다. 4쿼터만 놓고 보면 삼성전 30-21, 현대모비스전 27-13으로 절대우위를 보였다.

아시아쿼터로 합류한 나카무라 타이치의 존재감도 무시할 수 없다. 승부처 이전까지 타이치가 제몫을 해주자 두경민, 허웅이 충분히 쉴 시간을 얻고 있다. 몸이 아직은 완전하지 않은 윤호영과 김종규도 승부처에 집중적으로 투입된다.

DB가 2017~2018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할 당시에도 이상범 감독은 비슷하게 팀을 운영했다. 경험이 부족하지만 준비가 잘된 식스맨을 1·2쿼터에 대거 투입해 대등한 싸움을 하고, 3·4쿼터에 핵심 멤버들의 출전시간을 늘려 승부를 거는 방식으로 정규리그 1위에 올랐다.

이 감독은 “우리 팀은 2017~2018시즌 이후 비슷한 방식으로 선수들을 기용해오고 있다. 부상 등으로 개막을 앞두고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시즌에 들어오니 선수들이 생각보다 잘해주고 있다”며 “여전히 가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 선수들의 몸 상태와 경기력도 더 끌어올려야 하는 등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