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마운드에 20대 초반 영건이, 그것도 셋이나! 성적+리빌딩의 예

입력 2020-10-14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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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이민호, 김윤식, 남호(왼쪽부터) 등 만 23세 이하의 젊은 투수들을 올 시즌 28차례나 선발로 활용했다. 이 중 이민호와 김윤식은 10회 이상 선발 등판해 경험을 쌓았다. 스포츠동아DB

LG는 이민호, 김윤식, 남호(왼쪽부터) 등 만 23세 이하의 젊은 투수들을 올 시즌 28차례나 선발로 활용했다. 이 중 이민호와 김윤식은 10회 이상 선발 등판해 경험을 쌓았다. 스포츠동아DB

46회.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만 23세 이하 선발투수가 LG 트윈스 마운드에 오른 횟수다. 리그에서 뒤에서 3번째로 적었다. 물론 만 23세가 절대적인 유망주 육성의 기준일 수는 없고, 또 무작정 많이 등판하는 게 능사도 아니다. 하지만 LG가 젊은 선발투수에 수년째 목말랐다는 것은 분명했다.

올해는 다르다. LG는 12일까지 올 시즌 1군 마운드에 만 23세 이하 선발투수를 28차례나 올렸다. 멀리 갈 필요 없이 지난해의 2회를 이미 훌쩍 뛰어넘었다. 리그에서 영건에게 가장 적극적으로 선발 기회를 주는 키움 히어로즈(58회), NC 다이노스(55회)보다는 적지만 그래도 리그 최다 5위다. 비약적 발전이다.

이민호(15회)와 김윤식(11회)이 이미 10경기 넘게 선발등판 경험을 쌓았다. 여기에 깜짝 선발로 여겨졌던 남호(2회)가 2경기에서 7이닝을 던지며 2실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분수령은 지난 주말 홈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더블헤더를 포함한 4연전이었다. 케이시 켈리~이민호~김윤식~남호로 최성영~드류 루친스키~박정수~김영규와 맞섰다. LG는 이 4경기를 쓸어 담았다. 기본적으로 타선이 뒷심을 발휘한 영향이 컸지만, 마운드에서 선발진이 버텨준 공로 또한 무시할 수 없다. 11일 NC전 선발로 나선 남호는 6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 등판 후 4일 휴식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줬다. LG의 4연전 싹쓸이는 2000년 9월 5~7일 광주 해태 타이거즈(KIA의 전신)전 이후 20년만이었다.

스카우트와 육성, 그리고 1군의 시너지가 만들어낸 결과다. 차명석 단장은 부임 직후부터 스카우트 파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KBO리그 전반에 걸친 투수 기근을 우려해 신인드래프트 상위 라운드에 가능성 있는 투수 위주로 지명했다. 구속이 좋은 선수들을 지명하되, 이들이 제구를 갖췄다는 판단이 서야 1군에 올렸다.

단, 무리는 없다. 만 25세 이하 투수가 전년 대비 30이닝을 더 던지면 부상이나 부진이 찾아올 것이라는 ‘버두치 리스트’ 원칙처럼, 로테이션을 늘려줬다. 이민호가 베테랑 정찬헌과 짝을 이뤄 10일 로테이션을 소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이민호(19), 김윤식(20), 남호(20)는 아직 리그를 지배할 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인 영건이 아니다. 하지만 1군에서 통할 만한 투수라는 점을 데뷔 첫해부터 증명해냈다는 자체가 반가운 대목이다. LG 마운드에도 젊음의 혈기가 꿈틀대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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