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피날레’ 준비하는 한화 김범수, 왜 불펜 아닌 선발일까

한화 김범수.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 좌완투수 김범수(25)는 올 시즌 초반 팀이 18연패에 빠지는 등 극심한 부진을 겪을 때 가장 믿음직한 카드였다. 고관절 부상으로 7월 31일 1군을 벗어나기 전까지 거둔 성적은 23경기(7선발)에서 3승6패, 평균자책점(ERA) 5.33으로 그리 화려하진 않았다. 그러나 팀이 18연패를 끊은 6월 14일 대전 두산 베어스와 서스펜디드 경기에 가장 먼저 나서는 등 그가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났다. 더욱이 최고 구속 150㎞대의 빠른 공을 던지는 젊은 좌완투수의 가치는 굳이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다.

조용히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김범수와 최원호 감독대행의 시선은 시즌 최종전인 30일 대전 KT 위즈전을 향하고 있다. 보직은 선발이다. 올 시즌 피날레를 장식하는 무대에서 팀 성적과 관계없이 희망을 보여줘야 한다. 7일부터 퓨처스(2군)리그에서 이틀 휴식 후 등판의 루틴을 지키며 서서히 이닝을 늘려가며 기대를 키우고 있다. 최 대행은 “시즌 마지막 경기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하고 있다”며 “30일 경기에 던질 수 있도록 꾸준히 회복세를 체크하며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몸 상태에는 큰 이상이 없다. 직구 구속도 140㎞대 후반을 찍을 정도로 컨디션이 올라왔다. 그럼에도 당장 1군에 올리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선발로 준비할 시간을 충분히 주기 위해서다. 최 대행은 “짧게 여러 차례 던져야 하는 불펜보다는 선발이 낫다는 의사 소견이 있었다”며 “선발투수는 한 번 마운드에 올랐을 때 길게 던지니 데미지가 크지만, 휴식하며 회복할 시간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