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KB스타즈 박지수. 스포츠동아DB
외국인선수들이 없는 이번 시즌 골밑에선 박지수를 이겨낼 선수가 없을 듯하다. 골밑 플레이뿐이 아니다. 정확한 중거리 슛을 갖췄고, 상대가 더블 팀 수비를 펼치면 동료들의 찬스를 살려줄 수 있는 시야와 패스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보니 상대팀들은 박지수를 이전보다 더 괴롭히고 있다. 방법은 여러 가지다. 수비에서 더블 팀을 적극 활용한다. 초반부터 강한 몸싸움을 펼쳐 박지수의 체력을 최대한 빨리 소진시키는 방법도 동원한다. 공격 시에는 박지수를 골밑에서 끌어내는 전략을 구사한다. 정통 센터가 아닌 외곽슛이 가능한 신장이 좋은 선수를 기용해 박지수가 가능한 많이 움직이도록 만든다. 스크린플레이 등을 통해 박지수가 작고 빠른 선수를 수비하게 만들어놓은 뒤 공략하는 방법도 쓴다.
상대의 집중견제로 박지수는 경기 후반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컨디션이나 체력적으로 준비가 부족하진 않았다. 비시즌 팀 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해 몸 상태는 좋다. 하지만 경기 내내 상대팀이 다양한 방법으로 괴롭히니 체력적으로 버티기가 녹록치 않은 형편이다.
개막 이전부터 어느 정도 예상됐던 부분이다. KB스타즈를 상대로 높이 싸움을 펼쳐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팀들이 골밑을 비워놓고 공격하고, 박지수를 많이 뛰게 해 체력을 일찍 소모시키는 전략을 들고 나올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KB스타즈도 어느 정도 대비해 새 시즌을 맞았지만 아직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박지수는 국내무대에서 독보적 존재다. 외국인선수가 뛰던 시절에도 높이의 위력은 대단했다. KB스타즈가 창단 후 첫 통합우승을 차지한 2018~2019시즌에도 박지수의 존재감은 절대적이었다. 외국인선수가 없는 올 시즌 박지수에게 새로운 과제를 주어졌다. 매 시즌 발전된 모습을 보여온 박지수가 이번에도 이른 시일 내 숙제를 마치고 비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