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두 번이나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 선수단에 제공된 보양식은 체력은 물론 마음 한 구석까지 풍족하게 회복시켰다. 창단 이래 최고의 성적이 나자 모기업에서도 창단 이래 최고의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자연히 시선은 스토브리그에 쏠린다.
KT 선수단은 15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 특별식으로 배를 채웠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구현모 KT그룹 대표이사가 보양식으로 장어를 선물했기 때문이다. 구 대표는 9월 25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선수단에 한우갈비 30㎏을 쐈는데, 3주 만에 또 한번 지갑을 열었다. 주장 유한준은 “팀 창단 첫 가을야구 확정을 위한 중요한 시기에 특별 보양식을 제공해주셔서 큰 도움이 된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구 대표는 이강철 KT 감독에게 “요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모두가 많이 힘든 시기다. 하지만 KT 야구를 보며 즐겁게 출퇴근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 감독도 “갈비를 먹은 선수들이 잘했는데 오늘 장어까지 정말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비단 먹거리만이 아니다. 코로나19로 잠겨있던 관중입장의 빗장이 풀린 13일부터 KT 임직원이 꾸준히 야구장을 찾고 있다. 15일 경기에도 200여명이 운집했다. 이 감독은 “역시 야구는 잘하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남은 경기에서도 마무리를 잘해야겠다”고 다짐했다.
KT 이강철 감독과 선수단. 스포츠동아DB
이제 전력까지 살찌운다면 금상첨화다. KT는 그간 외부 프리에이전트(FA) 수혈에 소극적이었다. 박경수, 유한준 등 내부자원은 확실히 잡으며 명문구단의 기틀을 닦았다. 여기에 이 감독의 안목으로 배정대, 배제성, 조용호 등 무명 선수들이 팀의 중심을 잡고 있다. 단지 5강을 넘어 우승까지 넘보기 위한 방점이 필요할 차례다. 때마침 올 시즌 후 스토브리그에는 KT에 꼭 필요한 FA 자원이 여럿 풀린다.
가을의 초입에서 몸과 마음을 살찌웠다. 다음 시선은 한층 더 강력한 전력으로 살찌우기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