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경기도 수원kt위즈파크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키움 선발투수 김재웅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키움은 15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4-0 승리를 거두고 1패 뒤 2연승으로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허민 이사회 의장이 손혁 전 감독을 사실상 경질한 뒤 3승3패로 확실한 반전을 보이지 못한 가운데 거둔 성과라 나름 의미 있다.
이날 승리투수는 김태훈이었지만, 그 주춧돌을 놓은 이는 선발투수 김재웅이다. 3이닝 4삼진 무실점 퍼펙트 투구로 KT 강타선을 잠재우며 팀의 산뜻한 출발을 이끌었다. 뒤이어 등판한 김태훈(1.2이닝)~김선기(1.1이닝)~김상수~양현~조상우(이상 1이닝)가 실점하지 않으며 김재웅이 만든 분위기를 지켰다. 최고 구속은 141㎞에 불과했지만,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며 KT 타선을 무력화했다.
당초 로테이션대로면 이날은 한현희가 선발등판할 차례였다. 하지만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고, 잔여시즌 불펜으로 보직을 옮길 예정이다. KT 선발이 윌리엄 쿠에바스였으니 냉정히 말해 ‘버리는 경기’가 될 것으로 예측하는 시각이 많았다.
김창현 대행은 김재웅의 투구수로 50개 정도를 예상했다. 하지만 김재웅이 3이닝을 지우는 데는 40구면 충분했다. 아울러 8월 26일 수원 KT전에서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까지 호투하며 포스트시즌에서도 활용가치를 높였다. 여러모로 수확이 많은 피칭이었다.
경기 후 김재웅은 “앞선 KT와 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있었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었다. 전력분석 파트에서도 ‘공이 좋으니까 믿고 던져라’고 해준 덕에 용기를 냈다”며 “길게 던질 생각은 애초에 하지 않았다. 매 이닝 7, 8, 9회 승부처에 나선다는 생각으로 상황을 설정한 게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올해 포스트시즌에는 11월 15일 이후의 모든 경기는 고척스카이돔에서 치르게 된다. 키움이 그보다 앞서 탈락할 경우 라커룸을 비워줘야 한다. 당연히 달가울 리 없다. 김재웅은 “선수들끼리도 그런 얘기를 한다. 우린 어차피 우승이 목표다. 우승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생각(조기 탈락)은 아예 하지 않고 있다”며 영건다운 패기를 드러냈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