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피·베테랑 시너지…윌리엄스 한국행 1년, KIA는 한뼘 자랐다

입력 2020-10-1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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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윌리엄스 감독. 스포츠동아DB

KIA 윌리엄스 감독. 스포츠동아DB

낯선 땅에 첫 발을 내딛은지 어느새 1년이 지났다. 아직 포스트시즌(PS) 진출 싸움에서 추격자 역할이기 때문에 가을야구만을 지상과제로 따진다면 성공을 쉽게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를 딛고 지금까지 PS 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자체가 성장이고 성과다. 맷 윌리엄스 감독과 KIA 타이거즈의 첫 1년이 충분히 성공적인 이유다.

KIA는 지난해 10월 15일 윌리엄스 감독과 3년 계약을 발표했다. 타이거즈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이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2014~2015년 워싱턴 내셔널스 지휘봉을 잡았고, 현역시절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김병현과 함께 한 이력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했다.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계약을 진두지휘했던 조계현 단장은 계약 발표 이틀 뒤인 17일, 윌리엄스 감독과 함께 귀국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당시 입국 인터뷰에서 “준비된 팀을 만들고 싶다. 3년 내 우승이 목표”라고 밝혔다. 우직하게 내딛되 서두르지 않겠다는 각오였고, 조 단장도 장기적 비전으로 힘을 실어줄 것을 약속했다.

15일까지 KIA는 131경기에서 68승63패(승률 0.519)를 기록 중이다. 5위 키움 히어로즈와 차이가 적지 않다. 가장 많은 잔여경기를 남겨뒀지만 확실한 우위를 장담할 수는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 승패마진 -18을 기록하는 등 전력이 갖춰지지 않은 팀인 데다, 프리에이전트(FA) 영입도 없었음에도 이미 전년 대비 승패마진 20승을 더 챙겼다.

KIA 윌리엄스 감독(왼쪽). 스포츠동아DB

KIA 윌리엄스 감독(왼쪽). 스포츠동아DB



윌리엄스 감독은 1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앞서 “팀 전반적으로 따졌을 때 실력은 충분히 향상됐다. 크게 보면 베테랑의 리더십이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자리에 있는 취재진 중에서도 나지완이 지금처럼 오래, 건강하게, 좋은 모습을 보일 거로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지완은 지난해 크고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56경기 타율 0.186이라는 ‘커리어 로우’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올해는 125경기에서 타율 0.286, 16홈런으로 예년의 모습을 회복했다.

나지완은 하나의 예시일 뿐이다. 윌리엄스 감독은 “나주환, 최형우 등 베테랑들이 중심을 잘 잡아줬다. 이어 풀타임이 처음과 다름 없는 박찬호, 유민상, 최원준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쉽지 않은 부분도 느꼈겠지만 본인들의 성장에 도움이 될 1년이었을 것이다. 지금의 경험이 내년 이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윌리엄스 감독이 처음 입국했을 때만 해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의무가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그리고 무관중 시대. 윌리엄스 감독은 “처음 왔던 그날부터 지금까지 만나는 모든 분들이 친절하게 대해줬다. 정말 감사하다”며 “내년엔 코로나19 같은 안 좋은 상황이 사라져 한국의 문화를 더 경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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