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라톤 언택트 레이스] 세상에 단 하나 뿐인 레이스…K-마라톤의 신기원이 열리다

입력 2020-10-25 2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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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K-마라톤의 신기원이 열렸다.

‘2020 서울마라톤 언택트 레이스’가 24, 25일 이틀에 걸쳐 잠실종합운동장과 보조경기장에서 열렸다. 세계 6대 플래티넘 라벨 대회인 ‘2020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91회 동아마라톤’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취소되면서 탄생한 새로운 개념의 마라톤 대회다. 10㎞ 구간으로 펼쳐진 이번 대회에는 10개조로 나눠 한 조에 80명씩 총 800명이 참가했다. 24일 3개조, 25일 7개조 레이스가 각각 열렸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참가자들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순차적으로 출발하는 등 방역에 만전을 기했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시대에 오프라인 대회로 개최됐다는 점에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주요 마라톤 대회가 대부분 버추얼 레이스(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각자 원하는 장소에서 달리기)로 열리는 가운데 참가자들이 한곳에 모여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뛴 국내 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회 주최 측은 이번 오프라인 레이스에 앞서 6차례에 걸친 버추얼 레이스 미션을 실시했고, 이 미션을 1회 이상 달성한 참가자에게 우선적으로 신청 자격을 부여했다. 버추얼 레이스 미션은 8월 14일부터 10월 4일까지 총 6회에 걸쳐 진행됐고, 1만512명이 참가했다.

25일 오전 10시 출발한 6조 참가자 한결 씨(30·서울 노원구)는 “당초 목표는 동아마라톤 참가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취소됐다. 그런데 이렇게 뛸 수 있는 기회가 생겨 너무 기뻤다. 대회 자체가 색달라 보인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회 운영은 독특했다.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기 위해 트랙에서는 단 3개 레인만 허용됐다. 참가자들은 1·4·7번 레인을 사용했는데, 출발부터 결승선을 통과할 때까지 자신의 레인을 벗어날 수 없었다. 다만 추월을 할 경우에는 비어있는 바로 옆 레인을 이용할 수 있었다.

레이스 도중에는 랩 카운트 시스템이 운영됐다. 이 덕분에 골인 아치 하단을 통과할 때 LED를 통해 자신의 남은 바퀴수와 한 바퀴의 기록 시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레이스 제한시간을 1시간30분(90분)으로 정해 제한시간 이후에는 레이스를 펼칠 수 없도록 했다.

별도의 시상식은 없었다. 기록증은 골인 이후 곧바로 배부됐다. 기념품 패키지 및 완주메달 등은 사전에 등록 좌석에 미리 배치해뒀다. 참가자들은 경기가 끝난 뒤 각자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참가자들이 머문 자리는 다음 조의 레이스 출발을 위해 재정비됐다.

6조에서 36분대에 결승선을 통과한 최영균 씨(30·서울 강서구)는 “2시간49분을 목표로 동아마라톤을 준비해왔는데, 코로나 확산으로 취소돼 아쉬웠다. 그동안 동네 호수공원을 뛰면서 운동을 해왔는데, 이런 대회가 생겨 또 다른 목표가 생겼다. 오프라인 마라톤 대회가 그리웠다”며 이번 대회에 크게 만족했다.

마라톤에 참가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마라톤 마니아로 알려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참가했다. 안 대표는 25일 낮 12시 출발한 7조 4번 레인에서 뛰어 완주(52분20초)했다. 안 대표는 “완주해서 기분 좋고, 기록에도 만족한다”며 “축제 분위기 속에서 함성을 지르던 그런 일상이 그립다”고 말했다.
잠실|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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