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택연. 스포츠동아 DB
입단하자마자 KBO리그 정상급 마무리투수의 반열에 오른 기량을 제대로 인정받았다. 두산 베어스 우완투수 김택연(19)이 고졸 2년차 최고 연봉 타이이자, 구단 역대 최고 인상률을 기록했다.
두산은 13일 2025시즌 연봉 재계약 대상자 50명 전원과 계약을 마무리했다. 이들 중 가장 돋보인 선수는 단연 김택연이었다. 올해 3000만 원에서 1억1000만 원이나 오른 1억4000만 원에 재계약을 마쳤다. 고졸 2년차였던 2021년 연봉 1억4000만 원에 계약한 소형준(KT 위즈)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그뿐 아니라 김택연은 무려 366.7%의 인상률을 기록하며 전신 OB 시절을 포함해 구단 역대 최고 인상률을 기록했다. 종전 최고 인상률은 2016년 5000만 원에서 2017년 2억 원으로 연봉이 껑충 뛰었던 김재환의 300%다.
인천고를 졸업한 김택연은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당시부터 즉시전력감이자 차기 마무리투수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고,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60경기에 등판해 3승2패19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ERA) 2.08, 78탈삼진, 31볼넷의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특히 마무리투수로 보직을 변경한 6월 13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부터 30경기에선 1승2패17세이브, ERA 1.57로 리그 최정상급 클로저의 위용을 뽐내며 일찌감치 신인왕을 예약했다. 첫 가을야구 무대였던 KT와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0-1 패)에서도 2.1이닝 2안타 무4사구 2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 결과 11월 26일 열린 KBO 시상식에서 92.08%의 압도적 득표율(총 101표 중 93표 획득)로 신인왕 등극의 기쁨을 누렸다.
신인상을 받은 직후에도 기쁨을 만끽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2 변화구 개발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는 등 성장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입단 당시부터 남달랐던 마음가짐이 첫 시즌을 마친 뒤에도 변하지 않았다. 그는 “만족하는 순간 나태해질 수 있다. 직구와 슬라이더를 뒷받침할 구종을 타자가 신경 쓰일 정도까지 만들어야 한다”고 다짐했다.
두산 구단도 고민하지 않고 팀의 보물인 김택연의 자존심을 확실하게 세워줬다. 김택연은 “고졸 2년차 최고 연봉 타이기록과 구단 역대 최고 인상률 신기록 모두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첫해부터 좋은 대우를 해주신 고영섭 사장님과 김태룡 단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연봉이 오르니까 기분이 좋다”고 밝혔다.
억대 연봉으로 활약을 인정받았지만, 지금의 위치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올해 내가 한 것에 비해 과분한 금액을 받은 것 같다”며 “내년에 더 열심히 하라는 기대와 격려를 함께 받았다고 생각하겠다. 그만큼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