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모 바로우(가운데)가 25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0’ 26라운드 울산과 원정경기 후반 18분 선제 결승골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이날 1-0 승리로 통산 100번째 ‘현대가 더비’에서 38승26무36패를 기록한 전북은 다음달 1일 대구와 시즌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4연속 및 통산 8번째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 울산|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전북은 25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26라운드 울산 현대와 원정경기에서 후반 18분 터진 ‘감비아 특급’ 모 바로우의 결승포로 짜릿한 1-0 승리를 거뒀다. 최근 울산전 3연승 및 6경기 연속 무패(4승2무)를 기록한 전북은 18승3무5패, 승점 57을 확보해 울산(16승6무4패·승점 54)을 2위로 밀어내고 선두로 올라섰다. 전북은 11월 1일 대구FC와 시즌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자력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
김태환·김보경 벤치, 미묘한 변화
라인업부터 고민의 흔적이 묻어나왔다. 주니오를 원톱에 세운 홈팀은 오른쪽 풀백 김태환을 선발에서 제외하고 22세 이하(U-22) 설영우를 투입했다. 후반 교체카드로 힘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도 있었으나, 김태환이 9월 전주 원정(2-1 전북 승) 당시 바로우에게 줄기차게 돌파를 당한 후유증도 염두에 둔 듯했다.
구스타보가 최전방을 책임진 전북 역시 후반 승부에 대비했다. 바로우와 2선 공격수 김보경을 벤치로 돌리고, U-22 조규성과 이승기를 선발 명단에 포함시켰다. 전북은 지난달 맞대결에선 교체카드 손해(1장)를 감수하고 U-22 멤버를 뺐지만, 승부처에선 정공법을 택했다.
승부 가른 바로우&실수
두 팀은 전반에만 3차례 골대를 강타했다. 전반 16분 전북 이용의 중거리 슛에 이어 6분 뒤 울산 윤빛가람의 프리킥도 골대에 걸렸다.
결정적 찬스는 전북이 잡았다. 전반 32분 구스타보가 헤딩한 볼이 울산 김인성의 핸드볼 파울로 이어졌다. 비디오판독(VAR) 후 선언된 페널티킥(PK)을 구스타보가 맡았지만, 울산 수문장 조현우가 막았다. 전반 44분 조규성의 킥이 골대를 또 때렸다.
후반 8분 전북이 바로우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왼 측면에 스피드를 장착하자 공격이 빨라졌고, 날카로운 궤적의 크로스 빈도도 늘었다. 결국 통했다. 이번에도 실책이 있었다. 후반 18분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볼을 울산 김기희의 허술한 헤딩 패스를 틈타 문전으로 쇄도한 바로우가 발만 갖다대 골망을 흔들었다. “개인기, 높은 집중력이 울산에 강한 비결”이라던 조세 모라이스 전북 감독의 예언이 들어맞았다. 울산은 후반 추가시간 윤빛가람의 프리킥이 또 골대를 맞혀 땅을 쳤다.
골과 승운 비켜간 울산
곳곳에 다양한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15년만의 정상등극을 기원하는 홈팬들의 격려였다. ‘왕관을 쓰려면 그 무게를 견뎌라’, ‘너희 가치를 증명하라’, ‘전쟁은 팬들만 준비하는가’ 등 문구는 다양했다. 앞선 10차례 ‘현대가 더비’에서 전북에 1승6무3패로 크게 밀린 울산을 응원하고 다그치는 내용들이었다.
7000여 관중 앞에서 울산 선수들도 힘을 냈다. 적어도 무기력하진 않았다. 맞으면 받아치던 ‘파이터 모드’로 돌아갔다. 그러나 딱 두 가지, 골과 승리는 안타깝게도 울산을 비켜갔다.
울산|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