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툰에 주저앉은 최지만, 韓 야수 역사 새로 쓴 값진 도전

입력 2020-10-28 17: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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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1-1로 맞선 6회말 1사 3루, 날카로운 타구가 1루수 쪽으로 향했다. 3루주자의 스타트가 빨랐지만 1루수는 홈으로 승부했다. 결과는 세이프. 그때 깨진 균형은 다시 맞춰지지 못했다. 최지만(29·탬파베이 레이스)은 한참을 아쉬워했다. 그럼에도 최지만의 발걸음 하나하나는 곧 한국야구의 역사였다.

최지만은 28일(한국시간)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월드시리즈(WS·7전4승제) 6차전에 1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출장했지만 팀의 1-3 패배를 막지 못했다. 이로써 최지만의 길었던 포스트시즌 행보에도 마침표가 찍혔다. WS 성적은 6경기에서 타율 0.111(9타수 1안타), 3볼넷.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5경기에서 타율 0.385, 1홈런, OPS(출루율+장타율) 1.145로 펄펄 날았던 상승세를 잇지 못했다.

하지만 최지만은 충분히 의미 있는 가을을 보냈다. 우선 한국인 야수의 CS 및 WS 출전은 최지만이 처음이었다. 자연히 홈런, 안타, 타점 모두 최지만이 1호다. 뉴욕 양키스와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선 ‘3억 달러의 사나이’ 게릿 콜을 상대로 홈런을 때려내는 등 천적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WS에선 탬파베이의 플래툰 시스템이 강화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최지만이 대타로 투입했을 때 다저스가 좌완투수를 내자 다시 벤치로 들어간 장면만 2차례였다.

비록 기록만 보면 아쉬움이 남지만 확실한 인상도 심어줬다. 1루에서 다리를 쭉 찢은 채 포구하는 모습에 현지 언론은 “최지만에게 요가를 배우고 싶다”고 감탄했다. 정작 최지만은 “비시즌 필라테스가 도움됐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6차전에선 리드오프로 배치돼 역대 WS 사상 가장 무거운 1번타자(117㎏)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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