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브리핑] “가장 잊지못할 순간” 최원호 대행이 밝힌 18연패 탈출의 추억

한화 최원호 감독. 스포츠동아DB

“역시 18연패에서 탈출했을 때였죠.”

한화 이글스 최원호 감독대행(47)이 올 시즌을 돌아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한용덕 전 감독이 퇴진한 다음날인 6월 8일 감독대행으로 임명돼 112경기(28일 기준)를 지휘하며 많은 것을 느낀 듯했다. 29일 대전 KT 위즈전에 앞서 그는 “많이 배운 시즌이었다”며 “코치를 2년 해봤지만, 직접 선수단을 운영해본 적은 없다. 계획대로 된 것도 있었지만, 변수에 대처해야 하는 상황도 많았다. 정말 해보지 않으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최 대행이 한화를 지휘하며 거둔 성적은 38승3무71패(승률 0.349)다. 팀은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시즌을 마치게 됐지만, 새 얼굴들의 활약 등 투수 운용에서 긍정적 면도 부각됐다. 그는 “최하위인데 잘한 게 있겠냐”면서도 “투수들의 부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지키려고 했다. 물론 순위싸움을 하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측면도 있다. 확실한 기준 속에서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점도 배웠다”고 털어놓았다.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을 묻자 “역시 18연패 탈출”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한화는 5월 2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부터 6월 12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까지 18경기를 내리 패했다. 이 기록도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가 세운 역대 최다연패와 타이다. 19연패 목전에서 6월 14일 대전 두산과 서스펜디드게임을 7-6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다. 최 대행의 첫 승이기도 했다. 당시를 되돌아본 그는 “워낙 정신이 없었다. 17연패를 당한 뒤에는 계속 18연패만 떠올랐다. 정신이 혼미했고, 스트레스도 심했다. 다행히 연패를 끊었는데 정말 잊지 못할 순간이다. 첫 승이 18연패 탈출이라니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