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 사진제공|키움 히어로즈
키움은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LG 트윈스에 3-4로 패했다. 준플레이오프(준PO) 진출을 위해 2승이 필요했던 키움은 1차전 패배로 일찌감치 가을야구를 마치게 됐다.
2019년을 한국시리즈(KS) 준우승으로 마친 키움의 올해 목표는 단연 우승이었다. 손혁 신임감독을 사령탑에 앉히면서 호기롭게 ‘V1’을 외쳤지만, 결국 마지막에 손에 쥔 성적표는 5위였다.
유독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키움의 2020시즌이었다. 어느 팀보다 두터운 전력을 자랑하며 정규시즌에 돌입했지만, 정작 압도적으로 1위 자리를 지킨 팀은 NC 다이노스였다. 키움은 상위권에 자리하며 호시탐탐 1위 자리를 노렸지만, 마지막 한끝이 부족했다.
전반기 내내 외국인선수들의 100% 활약을 보지 못했다. 선발투수 제이크 브리검은 팔꿈치 부상으로 장기 이탈했고, 제리 샌즈를 대신해 새롭게 팀에 합류한 테일러 모터는 좀처럼 KBO리그에 적응하지 못했다. 대체 외국인타자 에디슨 러셀은 이름값에 한참 부족했다.
국내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도 발목을 잡았다. 국내 선발투수들 중 로테이션을 꾸준하게 지킨 건 5선발 한현희가 유일했다. 여기에 주포 박병호가 컨디션 난조와 손등 부상으로 풀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설상가상 감독 이슈까지 터졌다. 손혁 감독이 시즌 말미 돌연 자진사퇴하며 수많은 의문을 낳았다. 성적 부진에 따른 책임을 지겠다는 공식 입장이 나왔지만, 당시 키움의 정규시즌 순위는 3위였다. 이후 홍원기 수석코치가 아닌 김창현 퀄리티컨트롤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은 것 역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정규시즌 우승이 어려워진 키움은 시즌 막판 2위 싸움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KT 위즈, 두산 베어스, LG 트윈스의 분전이 계속되면서 결국 시즌을 5위로 마치게 됐다. 그리고 뒤가 없는 운명의 WC 승부에서도 13회 연장 끝내기 패배라는 치명적인 일격을 당했다.
결과적으로 키움의 야심 찼던 올해 행보는 목표를 조금도 이루지 못한 채 끝났다. 온전히 우승에만 공력을 들여도 가지기 힘든 게 ‘V1’ 타이틀이다. 창단 첫 우승을 이루기에는 올해 키움에게 그라운드 외적인 일이 너무 많았다.
키움은 현재 주전 내야수 김하성(25)의 해외 진출이 유력하다. 매우 큰 전력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다. 스포츠에 ‘다음’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올해 키움의 이른 가을 마무리가 그들에겐 더욱 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잠실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