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해도 돼! 롯데, 나승엽·손성빈 테이블세터 고정 기용 이유

입력 2020-11-04 15: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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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상동 NC와 낙동강 교육리그에서 의미 있는 비공식 프로 데뷔전을 치른 손성빈(왼쪽)과 나승엽. 롯데는 지금 당장 이들의 성공을 바라기보단, 이 시간을 통해 보완점을 설정하길 바라고 있다. 사진제공 | 박현우 롯데 스카우트·육성 총괄

3일 상동 NC와 낙동강 교육리그에서 의미 있는 비공식 프로 데뷔전을 치른 손성빈(왼쪽)과 나승엽. 롯데는 지금 당장 이들의 성공을 바라기보단, 이 시간을 통해 보완점을 설정하길 바라고 있다. 사진제공 | 박현우 롯데 스카우트·육성 총괄

2020시즌이 끝난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2021시즌 준비가 한창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내년 신인 나승엽과 손성빈(이상 18)을 ‘낙동강 교육리그’에 적극 기용 중이다.


롯데는 3일 상동 NC 다이노스와 교육리그에 손성빈(지명타자)~나승엽(3루수)으로 테이블세터를 꾸렸다. 이들은 2021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과 2차 2라운드로 롯데 유니폼을 입게 됐다. 박현우 롯데 육성·스카우트 총괄은 “교육리그 끝까지 이들을 테이블세터로 기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테이블세터에 기대하는 역할 대신, 한 타석이라도 더 많이 소화할 수 있도록 만든 배려다.

롯데 나승엽.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롯데 나승엽.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손성빈은 올 시즌 장안고에서 12경기에 출장해 타율 0.359, 1홈런, 10타점으로 공수 겸장 포수의 모습을 뽐냈다. 롯데가 기대를 걸고 전국단위 1차지명권을 행사한 이유다. 나승엽은 23경기에서 타율 0.386, 2홈런, 2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06을 기록하며 초고교급 선수로 불렸다. 미국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에 입단하는 듯했지만 롯데의 물심양면 지원에 마음을 돌렸다.


3일 경기에선 손성빈이 3볼넷, 나승엽이 무안타로 침묵했다. 4일 경기에선 손성빈이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지만 1득점을 기록했고, 나승엽이 3타수 2안타를 때려냈다. 9라운드로 지명한 투수 김정주도 1이닝 16구 2삼진을 기록했다. 나승엽과 손성빈은 모두 2주 가까이 실전을 소화하지 못한 상황이다. 손성빈은 아직 송구할 만한 몸 상태가 만들어지지 않아 지명타자로 기용 예정이며 나승엽에게는 꾸준히 3루 수비를 맡길 계획이다.

롯데 손성빈.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롯데 손성빈.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시기도 맞아떨어졌다. 당초 KBO는 고3 선수들의 수업일수를 준수하라는 교육부 방침에 따라 2018년부터 11월 마무리캠프 참가를 금지했다. 하지만 일반 학생들도 취업하거나 진학을 확정지으면 그 시간에 융통성을 가질 수 있었다… 프로배구나 프로농구 신인들도 졸업식 전 팀에 합류해왔다. 유독 야구선수에게만 엄격했던 규정이 융통성을 찾은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해 지금 나승엽이나 손성빈이 10타수 10홈런을 기록하더라도 그 의미는 크지 않다. 지금 실패하더라도 타석에서 프로의 공을 보고, 날카로운 프로 수준의 타구를 받아내는 것만으로도 2021시즌 준비의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다. 여기에 롯데 2군 선수들과 합숙을 진행하고 있으니 프로로서의 생활도 미리 배울 수 있다. 박 총괄은 “어찌 보면 짧은 기간이지만 이들의 내년을 위해서는 엄청난 자양분이 될 시간이다. 이들은 예년 신인들과 달리 1.5년차, 2년차로 캠프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 나승엽(왼쪽).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롯데 나승엽(왼쪽). 사진제공 | 롯데 자이언츠


지금 나승엽과 손성빈이 보낼 한 달은 2021년, 그리고 그 후 이들의 야구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확실한 건 때마침 제도가 바뀌는 등 출발이 나쁘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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