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기립박수에 울컥했던 구창모, 구속에 얽매이지 않는 이유

입력 2020-11-08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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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구창모가 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훈련을 마친 뒤 인터뷰 중이다. 창원|최익래 기자

NC 구창모가 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훈련을 마친 뒤 인터뷰 중이다. 창원|최익래 기자

7월 26일부터 10월 24일까지. 구창모(23·NC 다이노스)의 2020년 등판일지 중간에는 3개월의 큰 공백이 있다. 어떻게든 정규시즌에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지켰고, 마지막 경기에선 선발등판까지 하며 포스트시즌(PS)에 대한 전망을 밝혔다. 복귀전에서 팬들의 함성에 울컥했던 기억은 선명하다. 구창모를 지탱하는 가장 큰 동력은 역시 팬이다. 구창모는 가을의 꼭대기에서 다시금 그 팬들의 환호성을 끌어낼 채비에 한창이다.

구창모는 정규시즌을 15경기 9승1홀드, 평균자책점(ERA) 1.74로 마감했다. 전반기 13경기에서 9승무패 ERA 1.55로 압도적이었지만 7월말 좌측 전완부 미세 염증에 피로골절이 겹치며 석 달 가까이 이탈했다. 하지만 10월 24일 창원 LG 트윈스전에 구원등판해 1.1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냈고 30일 창원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선발등판까지 치렀다. 5이닝 3실점. 전반기의 모습과는 아직 거리가 있었지만 구창모의 성공적 복귀 자체가 큰 의미다.

한국시리즈(KS)에서는 선발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7일 창원NC파크에서 만난 이동욱 감독은 “트레이닝 파트에서 고생해준 덕에 정규시즌에 돌아올 수 있었다. 특히 최종전에서 90개 투구수를 기록한 게 크다”며 구창모의 몸 상태를 전했다. 구창모 역시 “확실히 마지막에 선발등판했던 게 도움이 됐다. 물음표였는데 삼성전에서 감각이나 운영에 문제가 없다는 걸 느꼈다”며 “그날 결과를 떠나 5회를 채웠다는 자체가 의미 있었다”고 자평했다.

구창모의 복귀 후 2경기는 개인에게도 의미가 있다. 전반기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일 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무관중 체제가 진행됐다. 이탈 직전인 7월 26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1807명의 팬들 앞에서 던졌지만 원정경기라 NC 팬이 많지 않았다. 구창모의 복귀를 손꼽아 기다렸던 팬들은 10월 24일 등판이 확정된 뒤 불펜이 보이는 좌석을 예매하기도 했다.

“재활하는 동안 관중 입장이 재개됐다. 마산구장에서 몸을 만들 때 창원NC파크에서 팬들의 환호성이 들려온 적도 있었다. 빨리 가서 야구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다. 24일 경기가 중요한 날이었는데, 마운드에 오를 때 팬들의 환호성이 컸다. 아직까지 나를 기억해주시는 팬들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솔직히 잊혔을 줄 알았다(웃음). 마운드까지 뛰어오른 뒤 관중석을 바라봤는데 기립박수를 보내주는 팬도 있었다. 울컥했다. 팬들에게 죄송하고 감사할뿐이다.”

삼성전 구창모의 평균구속은 139.2㎞. 140㎞대 중반을 유지하던 속구 구속은 다소 떨어졌다. 하지만 연연하지 않는다. 구창모는 “지난해 허리 통증으로 빠졌을 때 느낀 게 많았다. 10승을 달성한 날에도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다. 그날 130㎞대 초중반 구속으로도 타자들이 타이밍을 못 맞췄다. 구속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느꼈다”며 “좋을 땐 힘으로 승부해도 되지만 결국 운영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그러면서 투구수도 줄었고, 올 시즌 전반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복기했다. 이 감독도 “구창모는 이제 운영을 할 줄 아는 투수다. 예전처럼 구속으로 윽박지르는 투수가 아니다”라며 애제자의 성장을 칭찬했다.

가을의 정상. 구창모는 “NC는 해마다 PS를 하는 팀이다. 우승 경험이 있는 (양)의지 선배, (박)석민 선배가 컨트롤을 잘 해주신다”며 “나 역시 가을야구가 처음이 아니다. 부담보다는 즐길 생각”이라는 각오를 남겼다.

창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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