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공격시대’에 빛나는 외인 림프로텍터의 가치

입력 2020-11-09 15: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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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삼성 아이제아 힉스(왼쪽)-인천 전자랜드 에릭 탐슨. 스포츠동아DB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에선 국내선수들의 득점력이 돋보인다. 2라운드 초반 일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평균 13점 이상 뽑은 국내선수가 무려 10명(김선형·두경민·이대성·이대헌·송교창·양홍석·허훈·이승현·변준형·김낙현)에 이른다. 비록 시즌 초반이지만, 평균 13점 이상의 국내선수가 10명 이상인 것은 2011~2012시즌 이후 처음이다.

농구는 코트에 선 5명의 공격과 수비 역할 비중이 다르긴 하지만, 공격과 수비 포지션을 따로 구분하진 않는다. 기본적으로 공격과 수비 모두를 소화해야 한다. 국내선수들이 공격에 힘을 쏟는 만큼 골밑을 든든하게 지키는 림프로텍터(페인트존을 지키는 역할) 외국인선수들의 존재가 매우 중요해졌다.

서울 삼성 아이제아 힉스(26·202㎝)와 인천 전자랜드 에릭 탐슨(27·201㎝)은 림프로텍터로서 동료들의 신뢰를 받고 있다. G리그와 러시아리그에서 최고의 페인트존 수비수로 활약했던 힉스는 경기당 2.17개의 블록슛을 기록하며 리그 1위에 올라있다. 탐슨은 불록슛 1.3개로 8위지만, 출전시간(평균 18분40초) 대비 효율성이 매우 높다. 삼성과 전자랜드 선수들에게 이들의 존재는 든든하기 그지없다.

삼성 가드 이동엽(26·193㎝)은 “힉스가 있어서 앞 선에서 과감한 압박수비를 펼칠 수 있다. 뚫려도 힉스가 막아주기 때문이다. 힉스가 블록슛 능력이 좋아서 상대팀도 골대 근처에서 좀처럼 슛을 못 쏘더라”고 말했다.

전자랜드 가드 김낙현(25·184㎝)은 “한 번은 상대선수를 애매하게 쫓아가다가 에릭(탐슨)과 동선이 겹쳤다. 그 때 에릭이 ‘내가 블록슛할 테니까 걱정 말고 비켜라. 너는 득점을 열심히 하라’고 말하더라. 그동안 자기한테 볼을 달라고 하는 용병만 만났는데, 대신 수비할 테니 나에게 공격하라고 하는 용병은 에릭이 처음이다. 뒤에서 ‘막아주기 수비’에 대한 부담이 없다. 그래서 선수들이 에릭과 뛰는 것을 좋아한다”며 믿음을 드러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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