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에서 벼랑 끝 맞대결로…알칸타라·쿠에바스의 얄궂은 매치업

입력 2020-11-11 11: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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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알칸타라(왼쪽)-KT 쿠에바스. 스포츠동아DB

벼랑 끝 매치업.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 모두 12일 플레이오프(PO·5전3승제) 3차전 필승의지를 다지고 있다. 선발투수는 ‘절친’ 윌리엄 쿠에바스(30)와 라울 알칸타라(28)다.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는 그림이다.

12일 고척에서 열리는 PO 3차전 선발투수로 KT는 쿠에바스, 두산은 알칸타라를 확정했다. 1,2차전을 모두 잡은 두산이 한국시리즈(KS)행 8부능선을 넘은 상황이긴 하지만 ‘3차전 올인’의 마음가짐은 같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3차전도 총력전이다. 3차전에서 끝내야 우리에게 유리하다”며 이미 시선은 KS에 맞춰져있음을 강조했다. KT는 더 물러설 곳이 없다. 이강철 KT 감독은 “1승을 해야 그 다음이 있다. 3차전은 꼭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국인투수의 맞대결이지만 미스 매치다. 알칸타라는 정규시즌 31경기에서 20승2패, 평균자책점(ERA) 2.54로 에이스의 면모를 뽐냈다. KT 상대로는 3경기에서 2승을 챙겼지만 ERA는 4.24로 다소 높았다. LG 트윈스와 준PO 2차전에서 선발등판해 4.1이닝 4실점으로 고전했는데 목에 담 증세를 느끼며 던졌기에 나온 결과다. PO 2차전 선발등판 대신 이틀 휴식을 더 취하며 완벽히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반면 쿠에바스는 정규시즌 27경기에서 10승8패, ERA 4.10에 그쳤다. 두산 상대로는 3경기에서 1승1패, ERA 5.02로 흔들렸다. 9일 PO 1차전에서도 불펜등판했지만 0.2이닝 2실점으로 0의 균형을 잃게 만들었다. 1차전까지만 해도 자신의 투구에 대한 아쉬움을 감추지 못해 격분한 기색이 뚜렷했지만, 이내 특유의 흥을 되찾았다. 2차전, 덕아웃 가장 앞에서 동료들에게 응원을 불어 넣으며 특유의 유쾌함을 과시했다.

둘은 지난해 KT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알칸타라는 지난해 27경기에서 11승11패, ERA 4.01을 기록한 뒤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KT는 30경기에서 13승10패,ERA 3.62를 기록한 쿠에바스와 재계약을 택한 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를 데려왔다.

쿠에바스가 유쾌한 ‘흥 부자’라면 알칸타라는 조용하고 진중한 성격이다. 지난해 나란히 KT 유니폼을 입었을 때 쿠에바스가 멜 로하스 주니어와 함께 다소곳한 알칸타라의 분위기를 띄워주는 역할을 도맡았다. 알칸타라도 이에 대한 고마움을 시즌 중 표하기도 했다. 올해 알칸타라가 유니폼을 바꿔 입고도 팀간 맞대결이 열리면 반갑게 해후한 바 있다.

알칸타라와 쿠에바스, 두 ‘절친’의 첫 번째 선발 맞대결은 공교롭게도 벼랑 끝에서 성사됐다.

고척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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