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토록 바랐던 오리온행 이룬 이종현, 부활 과제는 ‘적극성과 몸싸움’

입력 2020-11-12 15:3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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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 사진제공 | KBL

이종현(26·203㎝)은 11일 고양 오리온-울산 현대모비스-전주 KCC의 삼각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고려대 재학 시절 함께 센세이션을 일으킨 선배 이승현(28·197㎝)과 오리온에서 다시 한솥밥을 먹는다.


둘의 ‘브로맨스’는 프로농구계에선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다. 이승현이 대학을 졸업한 뒤에도 둘은 틈만 나면 함께 시간을 보내며 우정을 다졌다. 이승현은 이종현을 ‘내 동생’이라고 부른다.


이승현과 이종현이 다시 한 팀에서 뛴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번 트레이드는 큰 화제가 됐다. 이종현은 내심 바랐던 오리온행이 이뤄져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올 여름부터 이종현이 오리온으로 이적을 원한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이승현도 마찬가지다. 오리온에서 오랜 시간을 함께 한 최진수가 떠난 것은 아쉽지만, 각별히 아끼는 동생과 동고동락하게 됐다. 대학 시절처럼 함께 팀을 정상에 올려놓는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예전처럼 둘이 함께 뛰면서 팀에 많은 승리를 안기기 위해선 이종현이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 경기력 회복이다. 이종현은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에서 5경기 출전에 그쳤다. 평균 출전시간은 6분 정도였다. 지난달 24일 전주 KCC전을 끝으로는 아예 1군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현대모비스에 함지훈, 장재석 등 좋은 빅맨들이 포진해 상대적으로 출전시간이 충분치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종현이 내부경쟁에서 밀린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2018~2019시즌 도중 큰 부상을 입어 총 3차례 수술을 받았다. 왼쪽 무릎이 계속 그를 괴롭혔다. 재활에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2019~2020시즌 말미 어렵게 복귀했지만, 부상 트라우마 때문인지 골밑 몸싸움을 주저했다.


센터 포지션은 몸싸움을 피할 수 없다. 이승현이 이종현보다 신장이 작아도 좋은 빅맨으로 인정받는 것은 수비, 몸싸움, 리바운드에 능해서다. 이 부분에서 적극성을 보이지 못한 이종현의 출전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현재 이종현의 몸 상태는 나쁘지 않다. 무릎은 거의 완벽하게 회복됐다. 곧장 경기에 출전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종현이 확실하게 부활하려면 정신적으로 더 강해져야 한다. 더 부딪히면서 싸울 준비를 해야 한다. 그래서 이승현의 존재가 이종현에게는 더 큰 힘이 될 수 있다. 코트 안팎에서 자신을 확실히 붙잡아줄 수 있는 든든한 형이 이종현의 재기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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