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마스크 때문에’ 시상식마저 거부한 알테어, 이유가 어떻든 잘못

입력 2020-11-18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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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알테어. 스포츠동아DB

이유가 어떻든 잘못됐다.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이유로 17일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데일리 MVP 시상식과 인터뷰를 거부한 NC 다이노스 외국인타자 애런 알테어(29) 얘기다.


NC는 이날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두산 베어스와 KS 1차전에서 5-3 승리를 거두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창단 첫 KS 승리였다. 알테어는 그 중요한 무대에서 결정적인 3점홈런을 터트리며 데일리 MVP로 선정됐다.


그러나 이날 데일리 MVP 시상식은 열리지 못했다. 결승타를 기록한 나성범의 시상식만 진행됐다. 알테어가 경기 직후 자취를 감춘 탓이다.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예기치 못한 상황을 설명하던 KBO 관계자들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NC 구단은 바로 해명에 나섰다. 홍보팀 관계자는 “알테어가 평소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에서 마스크를 쓰면 호흡과 말을 하는 것이 힘들다고 했다. 오늘 경기 끝난 뒤에도 데일리 MVP 시상식에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면 나가기 힘들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알테어가) 평상시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닌다. 시즌 중에도 마스크를 쓰고 인터뷰를 할 때 힘들어했다”고 덧붙였다.


정규시즌 도중에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이다. 애초부터 이 사실을 알렸다면 알테어가 아닌 다른 선수를 MVP로 선정할 수도 있었기에 구단의 대처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결국 나성범이 인터뷰를 대신하는 것으로 상황은 종료됐다.


개인 사정으로 이해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시상식을 위한 짧은 시간조차 마스크 착용을 거부했다는 점은 선뜻 이해할 수 없다. 인터뷰는 고사하더라도 최소 시상식에는 모습을 드러내는 게 고심 끝에 그를 MVP로 선정한 이들과 팬들에 대한 예의였다.


일단 방역수칙 위반은 아니다. KBO 관계자는 “방역수칙 위반에 따른 징계를 논의하긴 어렵다”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로 그라운드에 나오진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본적 방역지침을 거부하며 시상식과 인터뷰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분명 큰 문제다. 경기 전 선수단 도열 때도 그는 유일하게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로 그라운드에 서 있었다.


논란이 커지자 NC 구단은 18일 KS 2차전에 앞서 알테어에게 대한민국과 KBO리그의 방역수칙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NC 관계자는 “알테어가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했고, 본인의 어려움으로 인해 이런 상황이 일어난 것에 미안함을 전했다”고 밝혔다. 알테어는 “정부와 KBO의 지침을 준수하며 방역수칙을 따르겠다. 경기 전 사전행사 또는 덕아웃, 사진촬영이 필요한 곳에서 마스크를 잘 착용하겠다”고 뒤늦게 사과했다. 그러나 이미 버스는 떠난 뒤였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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