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떡궁합 ‘손-황 콤비’ 위력은 계속 된다

입력 2020-11-18 15: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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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국축구대표팀의 오스트리아 원정이 끝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7일 열린 카타르와 평가전에서 황희찬의 선제골과 황의조의 결승골을 묶어 2-1로 승리하며 2019 아시안컵 8강전 0-1 패배를 설욕했다. 또 1948년 런던올림픽 1차전에서 멕시코를 5-3으로 이기며 A매치 첫 승을 신고한 한국축구는 929번째 경기에서 통산 500승을 달성했다.

1992년생 동갑 ‘손-황 콤비’ 위력 재확인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보르도)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눈빛만 봐도 통한다는 이들은 카타르전에서 결승골을 합작했다.

전반 36분 이재성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측면으로 치고 들어가다 골 지역 왼쪽에서 낮고 빠르게 크로스했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황의조가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밀집된 공간에서 보여준 감각적인 슈팅이었다.

한국축구의 승리 방정식인 ‘손흥민 도움-황의조 골’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합작하며 유명해졌다. 벤투호에서도 이들 콤비의 위력은 계속됐다. 15일 멕시코전(2-3 패)에서도 이들은 선제골을 합작했다.

올 시즌 초반 각자 리그에서 둘의 희비는 엇갈렸다.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득점 공동선두(8골)를 달리는 등 절정의 골 감각을 과시한 반면 황의조는 프랑스 리그1 9경기에서 아직 득점이 없다. 이번 평가전을 앞두고 주장 손흥민은 황의조의 골 감각을 끌어올려주겠다고 다짐했다. 그 약속이 이뤄졌다.

황의조는 2경기 연속 골로 자신감을 되찾았다. 그는 “흥민이와는 어렸을 때부터 함께 했기에 서로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안다. 나 역시 흥민이가 잘할 수 있는 플레이가 무엇인지 알고 있어 자연스럽게 움직였다”면서 “자신감을 얻어 간다. 소속팀에서도 이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빌드업을 위한 빌드업은 낙제점
벤투호의 수비는 불안했다. 특히 최후방에서 볼을 돌리며 빌드업을 할 때는 조마조마했다. 원래 빌드업이라는 게 페이스를 조절하며 공격방향을 모색하고, 상대의 틈이 보이면 빠르게 공격을 전개하는 과정인데, 그런 진취적인 모습은 없었다.

멕시코전서는 상대의 강력한 전방 압박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카타르전서도 후방에서 의미 없는 볼 돌리기로 불안감을 키웠다. 다행히 손준호(전북)가 투입된 후반 중반부터 롱 패스와 역습을 노린 전진 패스가 나오면서 흐름이 바뀌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빌드업에 대한 평가는 부정적이다.

물론 주전 멤버가 빠진 게 화근이었다. 김민재(베이징 궈안) 김영권(감바 오카사)은 소속팀의 차출 거부로 불참했다. 김진수(알 나스르)는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고, 홍철(울산 현대)과 이용(전북 현대)은 부상으로 제외됐다. 그 탓에 원두재(울산 현대)를 센터백으로 활용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후방 빌드업은 낙제점에 가깝다.

코로나19의 습격


평가전을 하기도 전에 대표팀을 괴롭힌 건 코로나19였다. 이번 원정에서 스태프까지 총 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경기 결과보다 대표팀 구성원의 안전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더 컸던 원정이었다.

멕시코전을 앞두고 실시된 검사에서 선수 4명과 스태프 1명이 양성 반응을 보였고, 이어진 검사에서 2명의 선수가 추가됐다. 카타르전을 앞두고는 스태프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평가전이 취소될 뻔도 했지만 다행히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에 따라 경기는 진행됐다.

대한축구협회가 방역에 특별히 신경을 썼지만 코로나19의 습격을 막지 못했다. 감염경로 도 아직 확인된 게 없다. 귀국길도 힘든 과정이었다. 이래저래 유럽 원정은 마지막까지 가시밭길이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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