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라이프치히)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태극전사 동료들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을 포기하는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대한축구협회는 18일 밤 “17일 카타르와 평가전 이후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시행했고, 황희찬과 스태프 1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끈 오스트리아 원정대에선 총 10명(선수 7명, 스태프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15일 멕시코전을 앞두고 실시한 검사에서 권창훈(프라이부르크), 이동준(부산), 조현우(울산 현대), 황인범(루빈 카잔)과 스태프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재검사에서 김문환(부산 아이파크), 나상호(성남FC)가 추가 확진자로 분류됐다. 16일 카타르전을 앞둔 검사에서는 선수 중 확진자는 없었고, 스태프 1명이 양성 반응이 나왔다. 여기에 최종 검사에서 황희찬과 스태프 1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축구협회에 따르면, 최종 검사는 유럽 구단들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요청으로 이뤄졌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몇 군데의 유럽 구단들이 대표팀이 해산하기 전에 코로나19 검사를 요청했고, AFC도 ACL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검사를 부탁했다. 그 검사에서 황희찬이 확정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코로나19의 전파력이 강하다는 점이다. 벤투호에서 함께 훈련한 선수들에 대한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경기 중 신체접촉을 했다는 점에서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잠복기는 2주간이다.
황희찬의 확진 소식을 전해들은 전북 현대와 FC서울은 벤투호에 차출됐던 선수들을 ACL 출전 대신 국내로 복귀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들 팀은 ACL 출전을 위해 카타르에 머물고 있지만 혹시 모를 감염에 대비하기 위해 안전을 선택했다. 전북은 손준호와 이주용, 서울은 주세종과 윤종규 등 핵심 선수들이 ACL 출전을 포기했다.
반면 울산 현대 소속의 김태환, 정승현, 원두재는 ACL 출전을 위해 카타르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들은 숙소에서 7일간 자가 격리를 한 뒤 팀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축구협회에 따르면, 오스트리아 출국 72시간 전에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출국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16일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선수는 출국엔 문제가 없다.
걱정되는 건 추가 확진자가 나오느냐다. 특히 손흥민(토트넘)은 최종 검사를 받지 않은 상태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토트넘 구단에선 코로나19 검사 요구를 하지 않았다”면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우리가 하는 검사를 인정하지 않는다. 프리미어리그 자체적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트넘 구단은 평가전이 끝나자마자 전세기를 보내 손흥민을 데려갔다.
한편 확진 판정을 받은 조현우, 이동준, 김문환, 황인범, 나상호와 스태프는 오스트리아 숙소에서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 축구협회는 이들의 조속한 귀국을 위해 전세기를 띄울 계획을 세우고 정부에 협조를 요청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