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익래의 피에스타] 2013년부터 지금까지…NC 불펜, 언제나 형들이 버틴다

입력 2020-11-20 10: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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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성-원종현-임창민(왼쪽부터)은 2013년 NC의 1군 첫해부터 호흡을 맞춘 베테랑 불펜 트리오다. 소나무 같은 이들의 존재는 NC 척추는 물론 팀 전체에 든든한 버팀목이다. 10월 24일 창원 LG전에서 첫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고 기념촬영 중인 트리오. 사진제공 | NC 다이노스

김진성-원종현-임창민(왼쪽부터)은 2013년 NC의 1군 첫해부터 호흡을 맞춘 베테랑 불펜 트리오다. 소나무 같은 이들의 존재는 NC 척추는 물론 팀 전체에 든든한 버팀목이다. 10월 24일 창원 LG전에서 첫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고 기념촬영 중인 트리오. 사진제공 | NC 다이노스

갈수록 베테랑들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KBO리그에서 30대 중반에 접어든 선수가 주축으로 활약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하지만 NC 다이노스 필승조에선 평균 연령 34.3세의 트리오가 중심을 잡고 있다. 성격도, 스타일도 다르지만 NC의 역사를 시작부터 함께 써내려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여기에 각자의 절절한 사연도 있다. 김진성, 임창민(이상 35), 원종현(33)은 NC의 창단 첫 우승까지 남은 3승을 지켜낼 채비를 끝마쳤다.

김진성과 원종현은 NC의 창단 첫해인 2011년 가을 강진 캠프에서부터 함께 한 원년 멤버들이다. 김진성은 2004년 SK 와이번스(2차 6라운드), 원종현은 2006년 LG 트윈스(2차 2라운드)에 지명됐지만 나란히 방출의 아픔을 겪었고, 입단 테스트를 거쳐 NC 유니폼을 입었다. 임창민 역시 1군 첫 해를 함께했다. 넥센 히어로즈 시절이던 2012시즌 종료 후 2대1 트레이드로 NC 유니폼을 입었다. NC의 창단 첫 트레이드였다. 이동욱 감독은 “9번째 구단이 창단하지 않았더라면 이들이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며 기회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김진성과 원종현은 이전 소속팀에서 1군 출장이 없었고, 임창민은 5경기 등판이 전부다. 하지만 이들 모두 팀을 옮긴 뒤 없어선 안 될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2014년 김진성이 마무리투수로 25세이브를 올렸고, 2015년부터 3년간 임창민이 86세이브를 책임졌다. 지난해부터는 원종현이 뒷문을 지키며 61세이브를 수확했다. 이들이 합작한 기록만 75승194세이브158홀드에 달한다. NC가 1군으로 승격한 2013년 이후 기준으로 투수 최다등판 상위 5명에 김진성(1위), 원종현(4위), 임창민(5위)의 이름이 나란히 올라있다.

2020년은 유독 의미가 있다. 임창민이 2018년 5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고, 지난해까지는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NC 베테랑 불펜 트리오가 2년 만에 다시 척추 역할을 하는 시즌이라 시작부터 기대를 모았고, 그 결과가 창단 첫 정규시즌 1위다.

원종현은 “내 커리어는 NC에서 두 형들과 함께 쌓은 것이다. 처음부터 함께한 형들과 만든 결과라 더욱 의미 있다”며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임창민 역시 “힘들 때 (김)진성이와 (원)종현이가 잘 버텨줬다. 셋만 부각되기보단, 모든 선수들이 잘해줬다”며 “8월 넘어 팀이 어려운 시기에 보탬이 돼 미안한 마음을 덜었다”고 말했다. 김진성은 “종현이와 (임)창민이 모두 수술 등 힘든 시간을 이겨냈다. 나까지 좋은 모습으로 KS에 왔다”며 “각자 힘든 시간을 겪었던 경험이 있기에 이런 결과가 정말 기분 좋다. 마지막에 다같이 힘을 보태 우승한 뒤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임창민과 김진성은 KS 2경기, 원종현은 1경기에 등판해 모두 제몫을 했다. 베테랑의 회복된 구위에 적장인 김태형 두산 감독도 엄지를 치켜세웠다.

모든 팀, 모든 선수에게 우승에 대한 동기부여는 충분하다. 하지만 올해 NC는 베테랑 불펜 트리오의 첫 반지라는 조금 더 특별한 의미를 향해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고척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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