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인 넘버스] 불명예 두산 타선, 불명예 4번타자…고개 숙인 김재환

입력 2020-11-24 16: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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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시즌 팀 타율 1위(0.273), OPS(출루율+장타율) 3위(0.792). 두산 베어스의 타선은 든든한 믿을 구석이었다. 오재원(35)의 포스트시즌(PS) 출장수가 어지간한 팀 전원의 합과 비슷한 수준이니 ‘가을 DNA’도 풍부하다. 그러나 바로 그 믿는 도끼가 두산의 발등을 찍고 있다. 특히 김재환(32)의 부진이 아쉽다.

두산은 NC 다이노스와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5차전까지 팀 타율 0.222에 그쳤다. 그나마 분전 중인 김재호(타율 0.467), 정수빈(0.316)의 기록을 제외하면 팀 타율은 0.177까지 떨어진다. 주축 타자 대부분이 2할을 넘기기 힘든 수준이라는 의미다. 그 결과 KS 4·5차전 모두 1점도 뽑지 못한 채 패했다. KBO리그 공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KS 역사상 2연속경기 무득점은 역대 2번째 기록이다. 첫 기록은 13년 전인 2007년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두산이 기록한 바 있다.

또 3차전 8회말 이후 무려 19연속이닝 무실점으로 5차전까지 치렀다. 기회가 적기도 했지만 간간히 찾아온 득점권에선 더욱 철저히 침묵했다. 19연속이닝 무실점 역시 KS 역사상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불명예다.

특정 한두 명의 탓이 아니긴 하지만, 그 중에서도 4번타자 김재환의 고전(타율 0.050·20타수 1안타)이 뼈아프다. KS에 4경기 이상 4번타자로 선발출장한 이들 중 최저타율이다. 종전 기록은 1994년 한대화(LG 트윈스)로 0.067(15타수 1안타)이었다.

김재환 타석만 되면 NC 내야진은 분주해진다. 3루수 박석민이 1~2루간으로 향하며 극단적 당겨치기 유형의 김재환에 대비한다. 김재환으로선 NC 내야진에 완전히 갇힌 상태다. 이를 넘기 위해선 타구를 외야 쪽으로 보내야 하는데 제대로 된 콘택트도 어려워하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4차전부터 경기 전후로 거듭 타선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5차전 패배 후에도 “타선을 대체 뭘로 터뜨려야 할까”라고 한숨 섞인 반문을 던진 뒤 “흐름이 끊긴다. 전체적으로 연결이 안 되고 있다. 특히 4번타자가 워낙 안 맞고 있다”고 말했다. 백업 야수들 대부분 한 달 가까이 되는 실전 공백을 겪고 있기 때문에 대타 기용도 애매하다. 김 감독은 “결국 김재환이 해결해줘야 한다”며 재차 믿음을 보냈다.

김재환은 올해 플레이오프(PO)까지 PS 통산 26경기에서 타율 0.317, 7홈런, 20타점을 기록했다. 기본적 타율은 물론 장타력까지 뽐내왔다. 하지만 KS로 접어든 뒤 올 가을은 김재환에게 유독 시리기만 하다.

고척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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