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V1] NC가 125억 원으로 산 건 양의지가 아닌 우승 방점이었다

입력 2020-11-2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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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국시리즈 6차전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NC가 두산에 4-2로 승리를 거두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결정짓고 원종현과 양의지가 기쁨을 나누고 있다. 고척|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역대 프리에이전트(FA) 중 2번째로 많은 액수이자 포수 최고액인 125억 원. 이에 맞는 활약을 하려면 대체 어떤 활약을 보여야 할지에 대한 의문부호가 따랐다. 하지만 양의지(33·NC 다이노스)는 2년 만에 자신의 몸값이 결코 과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NC가 125억 원으로 얻은 것은 단지 양의지 한 명이 아닌 통합우승의 방점이었다.

NC는 24일 고척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6차전에서 승리해 창단 첫 KS 정상 등정에 성공했다. KS 최우수선수(MVP)는 6경기 타율 0.318, 1홈런, 3타점으로 활약한 양의지에게 돌아갔다.

양의지는 2019시즌에 앞서 생애 첫 FA 자격을 얻었고 125억 원에 NC 유니폼을 입었다. 최고 포수 양의지가 그해 FA 최대어로 꼽히긴 했지만, NC의 투자금에 야구계 모두가 놀랐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의 화끈한 지원이 숨어있었다. 김 대표는 2018시즌 후 선수단을 초청한 자리에서 모창민이 “우리 팀에는 양의지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자 투자를 결정했다. 프런트도 놀랄 만큼 화끈한 ‘총알’ 덕에 협상은 큰 진통 없이 마무리됐다. 그렇게 ‘곰의 탈 쓴 여우’는 공룡군단에 합류했다.

2018년까지 1066경기에서 타율 0.299, 125홈런, 547타점을 기록한 데다 2차례 KS 우승반지를 낀 ‘가을 DNA’ 가득한 포수의 기량이야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자연히 양의지의 목표도 우승이었다. 입단 직후부터 “계약기간 내에 NC가 창단 첫 우승을 하는 것이 목표다. 구단도 그래서 내게 이런 투자를 했을 것”이라고 호기롭게 다짐했다.

NC의 지난 2년 빛나는 순간에는 늘 양의지가 있었다. 지난해 118경기에서 타율 0.354, 20홈런, 68타점을 기록하며 1984년 이만수(삼성 라이온즈) 이후 35년만의 2번째 포수 타격왕을 차지했다. 올해도 130경기에서 타율 0.328, 33홈런, 124타점을 기록했다. 포수의 30홈런-100타점은 양의지가 최초다. 체력부담이 가장 심한 포수 마스크를 쓴 채로 2년간 987타석 중 923타석(93.5%)을 4번타자로 소화했다는 점도 엄청난 가치다. 이동욱 감독이 매번 “양의지는 참 대단한 선수”라고 감탄하는 이유다.

물론 올해 NC의 우승이 양의지 혼자만의 힘으로 완성된 것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양의지는 야수, 투수 모두를 바꿨다. 모든 투수들이 승리 후 인터뷰에서 누가 묻지 않아도 양의지의 이름을 꺼내고, 야수들이 양의지에게 고마움을 전한 것은 결코 인사치레가 아니었다. ‘팀 다이노스’가 함께 일군 첫 통합우승이지만, 그 방점은 양의지가 찍었다.

고척|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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