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FC 안병준(오른쪽).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안병준은 30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대상’ 시상식에서 시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안병준은 “K리그 역사에 이름을 새길 수 있게 돼 정말 영광스럽고 행복하다”며 “이 상에 부끄럽지 않는 선수로, 또 인간으로서 더욱 많이 발전하도록 겸손한 마음으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안병준의 모든 퍼포먼스가 훌륭했지만 특히 엄청난 화력이 인상적이었다. 전날(2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경남FC와 K리그2 플레이오프(PO·1-1 무)를 포함한 올 시즌 28경기에서 수원FC는 리그 최다득점(53골)을 기록했는데, 이 중 21골을 몰아친 안병준은 안드레(대전하나시티즌)를 8골차로 따돌리고 K리그2 득점왕에 등극했다. 또 시즌 베스트11 공격수 부문에도 포함돼 3관왕의 기염을 토했다.
안병준은 경남과 PO에서 0-1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PK) 동점골을 터트렸다. 2015년 PO를 거쳐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K리그1에 합류했던 수원FC는 한 시즌 만에 재 강등되는 아픔을 겪었으나, 특급 골잡이의 득점 퍼레이드와 함께 5년 만에 다시 K리그1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K리그2 무대에서 동고동락한 많은 구성원들이 안병준에게 MVP 투표를 했다. 사령탑 10명 중 8명, 주장 10명 중 6명이 선택했다. 75장의 미디어 투표에서도 57표를 얻어 환산점수 72.40점(100점 만점)으로 2위 이창민(23.00점·제주 유나이티드)을 압도했다.
안병준의 MVP 수상은 또 다른 의미도 있다. K리그1·2를 통틀어 북한대표팀에서 활동한 선수가 시즌 MVP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앞서 량규사, 안영학, 정대세 등 조총련계 선수들이 K리그를 누볐지만 안병준만 영원토록 기록될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2013년 가와사키 프론탈레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그는 제프 이치하라 지바~로아소 구마모토(이상 일본) 등을 거쳐 2019년 1월 수원FC에 입단했다. 첫 시즌을 17경기, 8골로 마친 뒤 K리그에서 2번째 시즌이었던 올해는 26경기에서 무려 25개의 공격 포인트(21골·4도움)를 올렸다.
당연히 안병준의 거취는 겨울이적시장에서 큰 관심사다. 연말 수원FC와 계약이 만료돼 내년 1월 1일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을 그에게 K리그 여러 팀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정팀과는 계약 성사단계에 있다는 루머도 나돌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