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공비 논란’ 선수협회장 이대호 “당선 전 인상한 것”

입력 2020-12-02 17: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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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공비 논란에 휩싸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이대호 회장이 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취재진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내가 회장이 되기 전 결정된 사항.”

이대호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회장(38·롯데 자이언츠)이 최근 불거진 판공비 인상 논란에 대해 해명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대호와 선수협은 1일 “이대호가 자신의 회장 판공비를 기존 3000만 원에서 6000만 원으로 2배 올렸다. 그리고 이 돈을 개인계좌로 입금한 뒤 증빙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대호는 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나온 논란은 사실과 다르다. 판공비는 내가 회장으로 취임하기 전 선수들이 합의해 인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모두가 마다하는 회장직에 힘을 싣고자 기존 연 판공비 2400만 원을 6000만 원으로 올렸다”고 덧붙였다.

스스로 판공비를 올렸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이대호는 “판공비 인상이 통과된 시점은 2019년 3월 18일 임시 이사회에서다. 나는 3월 19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회장 선거에서 당선이 됐다. 만약 다른 선수가 당선됐다면 내가 아닌 그 선수가 이 판공비를 받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선수협은 이대호의 판공비 논란에 앞서 김태현 사무총장의 판공비 현금 지급으로도 파문을 일으켰다. 선수들의 연봉 일부를 모아 운영되는 사무국이 내역이 분명하게 남는 법인카드를 사용하는 대신 사용 내역 증명이 불분명한 현금을 지급받아 사용한 게 드러난 것이다. 김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해 1일 “저의 무지함에서 비롯된 일이다. 책임을 지겠다”며 사무총장 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무총장에 이어 판공비로 논란의 중심에 오르자 이대호는 회장으로서 야구팬들에게 사과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대호는 “저의 판공비와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 또한 지금 사무총장은 제가 모시고 온 분이다. 이번 판공비 현금 지급과 관련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운동에만 전념해 판공비가 이렇게 문제가 될 줄 몰랐다. 전임 회장들도 모두 현금으로 지급받았다. 관행처럼 여겨졌던 것인데, (문제를) 알았다면 고쳤을 것이다. 앞으로 열릴 이사회에서 이 안건을 토의해 수정하겠다”고 전했다.

이대호가 기자회견을 통해 해명에 나섰지만, 회장으로 선출될 당시 이대호가 사실상 추대된 것이나 다름없었기에 이번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이대호와 함께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민 변호사는 선수협 회의록 공개 여부에 대해 “법리적 검토를 통해 문제가 없다면 추후 공개 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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