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하선 “2년 만에 경력단절 탈출…신인이 된 기분”

입력 2020-12-04 1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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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박하선이 최근 tvN ‘산후조리원’과 카카오TV ‘며느라기’에 연달아 출연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는 “시청자들의 열띤 지지를 통해 공감의 힘을 느끼고 있다”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사진제공|키이스트

출산 이후 더 바빠진 박하선의 하루

드라마 ‘산후조리원’ ‘며느라기’
‘박하선의 씨네타운’ 라디오 DJ
“쉰만큼 일이 재미있고 감사할뿐
내 연기의 원동력은 딸과 류수영”
“결혼한 게 도대체 왜 ‘핸디캡’이 되어야 하죠?”

연기자 박하선(33)은 ‘경력단절’이라는 단어가 자신과 전혀 관련 없는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3년 전, 딸을 낳자마자 이는 곧 현실로 다가왔다. 거짓말처럼 일감이 뚝 끊겼고, 심지어 ‘미혼 (여성)연기자만 작업하겠다’고 공공연히 말하는 방송 관계자와 연기자들의 이야기도 들었다. 이해가 가지 않는 일들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2년간 의지와 상관없이 안방극장과 “생이별”을 해왔다.

지난해 8월 채널A 드라마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에 출연하면서 비로소 ‘경력단절’에서 탈출했다. 이를 마중물 삼아 “소속사에서 건강을 걱정할 만큼” 연달아 작품에 출연해오고 있다. 최근 tvN ‘산후조리원’을 마친 후 곧바로 현재 카카오TV에서 공개 중인 ‘며느라기’에 합류해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뿐만 아니다. 매일 오전 11시 SBS 파워FM ‘박하선의 씨네타운’의 마이크도 잡고 있다.

3일 서면으로 만난 박하선은 “정말 일하고 싶었고, 일이 그리웠고, 쉰만큼 일이 재미있고 감사할 뿐”이라고 벅찬 심경을 드러냈다.

드라마 ‘산후조리원’ 박하선. 사진제공|tvN


“기혼·미혼 따지지 말고, 나 자체로 봐 달라”
박하선은 직접 겪은 답답한 현실을 ‘산후조리원’과 ‘며느라기’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두 드라마는 각각 출산과 결혼 이후 뒤따르는 혼란을 다뤘다. ‘산후조리원’에서는 얄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조리원 여왕벌’을, ‘며느라기’에서는 ‘시월드’에 갓 입성한 새댁을 연기했다. 두 역할 모두 ‘젊은 주부’ 캐릭터이다.

“제 나이에 결혼과 출산을 한 배우가 많지 않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주부 역할만 하겠다는 뜻은 아니에요. ‘산후조리원’과 ‘며느라기’ 모두 로맨스나 코미디 요소를 마음껏 보여줄 수 있어 제 연기 폭이 훨씬 넓어졌단 느낌이에요.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미혼부터 이혼 여성까지 전부 다요.”

최근에는 카카오TV 예능프로그램 ‘톡이나 할까’에 출연해 기혼 여성 배우들에게 주어지는 은근한 차별을 언급해 화제를 모았다. “인식이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라 용기를 냈다”는 그는 “시청자들도 ‘사는 건 다 똑같다’고 느껴 사랑을 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기혼이나 미혼, 출산 유무를 떠나서 각각의 능력치로 평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 또한 ‘박하선’으로서 뒤처지지 않으려 부단히 애쓰고요. 저를 사랑하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아요. 20대 땐 늘 부족하다고 느꼈지만, 지금은 제 단점을 인정하고 감싸 안으려 하죠. 그래야 스스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의 사랑도 받을 수 있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배우 박하선. 사진제공|키이스트


“남편 류수영·딸이 연기의 원동력”
쉼 없이 달리는 박하선을 가장 응원하는 건 남편이자 동료 연기자인 류수영과 세 살배기 딸이다. 류수영은 한껏 치장한 모습으로 안방극장에 등장하는 아내를 보면서 “이러다 집 앞에 사람들이 줄 서는 거 아냐?”라며 농담을 건넬 정도다.

“남편은 육아를 함께 하면서 늘 힘을 줘요. 딸은 제 삶의 원동력 그 자체죠. 많은 부모가 공감하겠지만, 딸을 키우면서 돈이 많이 들어서 엄마로서 ‘열일’ 해야 하거든요. 무엇보다 일이 정말 재미있어요. 올해 데뷔 16년 차인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예요. 이제 막 연기의 재미를 찾은 신인 같은 마음인걸요.”

“세상의 갖은 편견들을 깰 수 있다는 점”이 연기의 가장 큰 보람이기도 하다. 박하선의 욕심은 끝이 없다. “연기뿐 아니라, 승부욕을 살린 서바이벌 예능프로그램이나 다양한 광고도 찍어보고 싶다”고 말한다.

“‘박하선이 하는 건 다 재미있던데?’라는 말을 들을 수 있으면 바랄 게 없죠. ‘다음이 기대되는 배우’가 될 수 있도록 도전을 멈추지 않을 거예요.”
배우 박하선 프로필
▲ 1987년 10월22일생
▲ 2005년 SBS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로 데뷔
▲ 2010년 MBC ‘동이’·연기대상 신인상
▲ 2011년 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방송연예대상 시트콤 우수상
▲ 2016년 tvN ‘혼술남녀’
▲ 2017년 연기자 류수영과 결혼·딸 출산
▲ 2019년 채널A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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