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할 선수” 임동혁 초고속 성장 바라보는 산틸리의 시선

입력 2020-12-07 1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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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임동혁. 스포츠동아DB

대한항공 라이트 공격수 임동혁(21)은 제천산업고 졸업반이던 2017~2018시즌 V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6번)에 지명을 받아 일찌감치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다. 201㎝의 장신 공격수의 매력을 알아본 이는 당시 사령탑이었던 박기원 전 대한항공 감독이었다. 당시 그는 “당장이 아닌 미래를 본 선택”이라고 했다.


박 전 감독은 “고교와 프로 무대는 블로킹 높이부터 천지 차이다. 임동혁이 완성형 선수가 되기까진 시간이 필요하다”면서도 꾸준히 경기에 나설 기회를 줬다. 몇 차례 서브 기회마저도 경험을 쌓는 과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주눅 들지 않고 종횡무진 코트를 누비는 모습에 높은 점수를 줬다.


미래의 자원은 그렇게 조금씩 성장했다. 2019~2020시즌에는 리시브에도 가담하며 스스로 활용폭을 넓혔고, 입단 4년째인 올 시즌 본격적으로 팀에 녹아들고 있다. 외국인선수 안드레스 비예나(27)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사이 라이트 포지션을 꿰찼다. 10경기(40세트)에 출장해 게임당 13.1득점, 공격성공률 46.1%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점유율도 17%까지 끌어올렸다. 2019~2020시즌 팀 공격의 대부분을 책임졌던 비예나의 부재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이 2위(승점 25·9승4패)에 오르는 데 기여했다. 6일 인천 한국전력전서는 절체절명의 승부처인 5세트에만 9점을 뽑아내는 등 개인 한 경기 최다득점(29점)을 기록하며 팀의 3-2 승리를 도왔다.


생각보다 빠른 성장세에 로베르토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도 싱글벙글이다. 산틸리 감독은 “임동혁을 믿고 있다. 앞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젊은 선수들 중 기술과 재능에 정신력까지 강한 선수를 찾기 쉽지 않은데, 임동혁이 보여주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혹여 임동혁이 자만심을 가질까 우려해 “챔피언급이라는 평가는 지금은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지만, 말 마디마디에 애정이 느껴졌다.


임동혁과 마찬가지로 고교 졸업 직후 프로에 뛰어든 뒤 최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한 팀 선배 정지석도 “(임)동혁이가 앞으로 우리나라, 프로에서 큰 역할을 해야 한다. 에이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힘을 실어줬다.


임동혁은 “V리그의 특성상 외국인선수 유무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며 “당분간 내 공격점유율이 올라갈 텐데 그런 부담도 즐기려 한다. 산틸리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부담이 있지만 아직 어린 만큼 어려움도 즐기면서 극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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