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하 감독이 표방하는 ‘수원 정신’…ACL에서도 빛을 내다

입력 2020-12-08 16: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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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 박건하 감독. 스포츠동아DB

‘이것이 수원의 축구다.’

박건하 감독(49)이 올해 9월 수원 삼성의 지휘봉을 잡은 이후 선수들에게 강조한 부분 중 하나가 ‘수원 정신’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끈끈함을 앞세워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수원 특유의 컬러를 되찾자’는 의미였다. 박 감독의 이러한 메시지는 서서히 선수들을 바꿔 놓았다. 수원은 K리그1(1부) 막판 6경기에서 4승1무1패를 거두며 체질 개선에 성공했음을 알렸다.

그러나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앞두고는 우려가 더 컸다. 타가트, 도일 헨리 등 공수의 핵심을 이룬 외국인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베테랑 염기훈의 합류도 불발됐다. 김민우가 임시 주장을 맡는 등 많은 변화가 불가피했다. 같은 G조에 속한 조바루 다룰 탁짐(말레이시아)이 자국의 방역 지침으로 대회 불참을 선언해 수원 포함 3팀이 2장의 16강 진출 티켓을 다투게 됐지만 전망이 밝은 건 아니었다. 실제로도 수원은 카타르 도하에서 재개된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2무1패로 탈락 목전에 뒀다.

하지만 4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비셀 고베(일본)를 2-0으로 꺾고, 반전을 이뤄냈다. 16강에 오르려면 2골차 승리가 필요했는데 필요조건을 충족시켰다. 7일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일본)와 16강전에서도 수원은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전반전은 고전을 면치 못해 0-1로 끌려갔다. 1골을 허용한 게 다행일 정도로 완전히 밀렸다. 하프타임에 정비한 수원은 후반 시작과 함께 다른 팀 됐다. 3골을 몰아쳐 경기를 뒤집었다. 결국 3-2로 승리, 8강에 올랐다.

수원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최상의 전력은 아니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똘똘 뭉친 젊은 선수들이 신바람을 내고 있다. 쉽게 포기하지 않는 정신으로 무장한 수원의 도전은 어디까지 이어질까.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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