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2020년 결산, 코로나 위기 ‘상생 기반’ 다지는 기회로…

입력 2020-12-1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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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한국마사회는 매출 감소 탓에 적잖은 피해를 감수하면서도 장기적 관점에서 경마 산업 발전을 위한 기틀 마련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경마고객 없이 보낸 한국마사회 2020년 결산

말산업 전체 피해액 6조5000억원
기승횟수 상한제·긴급자금 투입 등
소득·활동 안정 위해 대폭 제도 개선
큰 위기 속 ‘경마공동체’노력 빛나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2월 23일 경마를 중단한 후, 2020년 대부분을 고객 없이 보내는 홍역을 치렀다. 이로 인해 연말 기준 한국마사회의 매출을 포함한 말산업 전체 피해액은 6조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큰 위기에 맞서 경마 공동체 상생을 위한 제도 기반을 분주히 마련한 경마산업의 올해를 짚어 본다.

경주마 관계자 소득·활동 안정성 강화
한국마사회는 경주마관계자들의 소득과 활동에서의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제도개선을 실시했다. 기승료 비중을 높이는 등 경마상금 구조를 개선하고, 일부 인기 기수에게 출전기회가 편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승횟수 상한제도’를 신설했다. 상금 편중현상을 완화해 경주마 관계자들의 안정적 소득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1년여 간 시행되며 경주마 관계자들의 소득양분화 현상을 완화했다. 현재 수득액 최하위 기수라 할지라도 충실한 조교훈련과 월 8회의 기승횟수를 충족할 경우, 조교료와 기승료를 포함해 월평균 소득 최소 350만 원 이상 보장되는 구조다.

직업 안정성 강화를 위해 기수면허갱신제도 역시 보완했다. 당초 연간 기승횟수가 전체 평균 기승횟수의 10% 미만일 경우 면허를 취소하는 조항도 삭제했다. 제도개선으로 조교전문기수들은 출전횟수의 부담감을 덜고, 본연의 목적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되어 조교전문기수 제도의 활성화가 기대된다.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한 고육지책
코로나19로 인해 경마가 중단되면 경주마 관계자들은 수입이 발생하지 않는다. 한국마사회는 3월 이들의 생계유지를 위한 긴급 자금 200억 원을 무이자로 지원했다. 그러나 단순 긴급 자금으로는 경주마 관계자들의 경영난이 해결되지 않는다. 2월 말부터 계속된 경마중단으로 경주마 관계자들은 6월에 이르자 소득절벽에 몰렸다. 한국마사회 역시 고객 입장 중단으로 당시 2조 매출 손실에 당면했다.

한국마사회는 경마상금 투입을 통한 말산업 정상화를 위해 6월 18일부터 ‘무고객 경마’를 단행했다. 현행법상 온라인 마권 발매가 불가해 기대 수입이 전무한 상황에서 말산업 붕괴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무고객 경마를 포함해 연말까지 총 1600억 원이 경마상금으로 집행될 예정이다. 2월 23일 이후 매출이 거의 없다시피 하며 수천억 원 대의 적자가 예상되지만, 한국마사회는 말산업 유지와 경주마 관계자들과의 상생을 위해 연초 예정했던 상금 집행액의 70% 가량을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국산 경주마시장 선순환 체계 강화
경주마는 경마생태계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참여 주체라는 인식 하에 시장 침체로 피해 받는 국산마를 최소화하고 경주퇴역마 관리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국산 경주마 시장 활성화를 위해 국산마 우대 경마제도를 2021년에 한정해 시행한다. 수입 경주마들의 경마장 입사를 제한하고, 올해 판매되지 못한 국산 2세마의 입사기한을 연장한다. 국산마·경매마 한정 경주를 확대 편성해 국산마 투자수요를 견인한다.

경주마로서 활약을 마친 퇴역마들을 위한 활로도 확대했다. 경주마의 관리와 처분에 대한 권한은 소유자인 마주에게 있다. 그러나 한국마사회는 국내 유일의 말산업 육성 전담기관으로서의 적극적 역할 수행을 위해 ‘경주퇴역마 관리 체계 개선계획’을 세웠다.

용도나 소재지가 불분명해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경주퇴역마를 대상으로 승용조련 등 기타 용도로 전환해 ‘제2의 마생’을 도왔다. 지속가능한 시스템 구축을 위해 경주마 관계자와 한국마사회가 힘을 합쳐 ‘경주퇴역마 복지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조성을 시작했으며, 점진적으로 기금을 늘려 연간 300두 이상의 경주퇴역마를 승용마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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