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만 떼도 선방인 겨울, LG의 장기말은 아직 멀쩡하다

입력 2020-12-14 13: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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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토브리그의 키워드는 평준화다. 포스트시즌(PS)에 진출했던 팀들은 나란히 전력 약화를 겪고 있는 가운데,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활발한 팀은 PS 실패 팀이다. 강팀의 전력을 빼오는 형국이니 어느 정도 평준화가 점쳐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에 성공한 NC 다이노스는 간판타자 나성범(31)이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해외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 역시 김하성(25)의 포스팅 해외 도전이 유력하다. 나성범과 김하성은 소속팀은 물론 리그 최상위권으로 꼽히는 타자이기 때문에 전력손실이 불가피하다.

두산 베어스는 내부 FA만 7명이다. 허경민(30)과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최주환(32)이 이탈했다. 남은 5명이 모두 잔류할 가능성도 현저히 떨어진다. 또한 외인 원투펀치 크리스 플렉센과 라울 알칸타라도 각각 미국과 일본으로 떠날 전망이다. KT 위즈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적극 구애했지만, 한신 타이거스와 머니 게임에서 패했다.

5강 팀 중 4팀이 큼지막한 구멍을 안게 됐지만 LG 트윈스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다. 정규시즌 28경기에서 15승7패를 기록한 ‘에이스’ 케이시 켈리를 눌러 앉히는 데 성공했다. 로베르토 라모스와 재계약도 합의점에 도달하는 분위기. 타일러 윌슨과 결별했지만 LG는 켈리 수준의 투수를 데려올 방침이다. 내부 FA 김용의와 이미 도장을 찍었고, 차우찬과도 협상을 이어갈 계획이다.



외부 FA 시장 참전 가능성이 높진 않아 추가적인 전력 향상은 쉽지 않지만, 마땅한 손실도 없다. 차·포를 줄줄이 떼고 있는 상위 팀들과 비교했을 때 장기말의 이탈이 크지 않다는 점만 해도 든든한 자산이다. 여기에 지난 수년간 구축한 팀 뎁스에 대한 기대도 크다. 류지현 감독은 취임식에서 “지난 2년간 선수들의 자신감이 갖춰졌다. 한 명 한 명의 시너지가 모이면 LG는 강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외부 수혈은 없지만 지금은 출혈을 줄이는 게 더욱 큰 힘을 발휘하는 시국이다. LG의 겨울 행보가 절반 이상의 성공을 향해 달려가는 이유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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