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을 암시한 울산 김도훈 감독…ACL 우승으로 반전 맞이하나

입력 2020-12-14 16: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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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김도훈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현대는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13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벌어진 비셀 고베(일본)와 대회 준결승에서 연장 접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경기를 마친 뒤 울산 김도훈 감독은 “결승전은 내가 우리 선수들과 할 수 있는 마지막 경기다. 반드시 이기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밝혔다. 올해로 울산과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김 감독의 발언에는 ‘더 이상 울산과 동행하지 않는다’는 뉘앙스가 담겨있어 많은 관심이 모아졌다.


울산 관계자는 14일 “감독 계약에 관해서는 아직 결정된 사항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안다”고만 답했다. AFC 챔피언스리그가 진행 중이어서 울산이 내년 시즌에 대비한 선수단 구성 작업을 할 수 있는 상황 자체는 아니다. 감독의 거취뿐 아니라 선수 구성도 마찬가지다. 섣불리 움직였다가 소문이 나면 팀의 경기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울산의 행정을 책임지는 김광국 단장은 카타르 현지에서 선수들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


김 감독은 울산과 동행한 지난 4년 동안 우승컵 한 개를 수집했다. 부임 첫 해였던 2017년 FA컵에서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이후 K리그1(1부)과 FA컵에서 우승에 재도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K리그1에선 2019년과 2020년 잇달아 전북 현대에 막판 역전 우승을 내줬다. 두 시즌 모두 2위에 그쳤다. FA컵에선 2018년과 2020년 결승에 올랐지만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에 올해로 계약기간이 끝나는 김 감독의 재계약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올 시즌에는 울산이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는 등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그럼에도 K리그1과 FA컵에서 우승트로피를 챙기지 못해 김 감독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였다.


그러나 김 감독과 울산은 ACL 무대에서 엄청난 반전을 이뤄냈다. 울산은 카타르에서 재개된 이번 대회에서 1패도 안지 않은 가운데 결승까지 올랐다. 9경기에서 8승1무를 거뒀다. 16강 이후 토너먼트에서도 승부차기까지 간 경기가 한 차례도 없었을 만큼 압도적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대회 결승전은 19일 오후 9시 열린다. 상대는 이란의 강호 페르세폴리스다. 페르세폴리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울산으로선 2012년 이후 8년 만에 다시 대회 정상에 오를 기회를 맞았다. 우승이라는 타이틀 획득과 함께 김 감독의 재계약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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