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에 성공한 전자랜드, 달라진 심스에 싱글벙글

입력 2020-12-16 12: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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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전자랜드 헨리 심스(가운데). 스포츠동아DB

인천 전자랜드는 최근 분위기 반전이 절실했다. ‘2020~2021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1라운드에선 하위권으로 처질 것이란 시즌 전의 예상을 깨고 당당히 1위를 질주하며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그러나 2라운드 들어 팀의 주축들인 김낙현(25·184㎝), 이대헌(28·196㎝)이 상대의 수비 견제에 시달리면서 6연패에 빠지는 등 내리막길을 걸었다. 선두권이던 순위도 순식간에 중위권으로 미끄러졌다.

외국인선수의 득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헨리 심스(30·208㎝)가 좀처럼 제몫을 해주지 못했다. 심스는 2라운드까지 18경기에서 평균 13.5점·7.0리바운드에 그쳤다. 10개 팀의 메인 외국인선수들 중 가장 득점이 낮았다. 안정적인 득점원으로 활약해주길 바라며 영입한 심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53)은 심각하게 교체를 고려했다. 6연패에 빠져있는 동안 대체 외국인선수를 다방면으로 물색하기도 했다. 침체된 팀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해서라도 교체가 필요해 보였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에 교체를 단행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심스는 상대를 압도하는 기량을 갖추고 있진 않아도 최소 엇비슷하게 대적할 수 있는 선수다. 새로운 외국인선수를 영입한다고 해도 최소 심스만큼의 활약을 펼칠 수 있으리란 확신이 없었다. 입국 후 2주간의 자가격리와 팀 적응 기간까지 고려하면 대체 외국인선수의 경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을 들이는 시간 동안 팀이 더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결국 유 감독은 심스를 더 지켜보기로 했다.

다행히 인내한 보람이 있었다. 3라운드 들어 심스의 경기력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그는 12일 원주 DB와 홈경기(97-92 승)에서 24점·7리바운드·4어시스트를 기록한 데 이어 15일 부산 KT와 원정경기(86-82 승)에선 25점·18리바운드를 올리며 시즌 최고의 기량을 보여줬다. 25점과 18리바운드 모두 올 시즌 심스의 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심스의 맹활약에 힘입어 전자랜드는 7연승을 달리던 KT의 발목을 낚아채는 동시에 2연승을 거두며 재도약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전자랜드는 심스의 경기력이 지속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유 감독은 KT전을 마친 뒤 “승부처에서 심스의 경기력이 잘 나온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A매치 휴식기 동안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데 공을 들였는데 좋아지고 있다.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모처럼 미소를 지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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