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변화된 기부 패러다임 속 빛나는 ‘착한 소비’

입력 2020-12-17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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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사고, 기부도 하고” 서울 강남구 GS25 지에스타워점에 진열된 희망브리지 마스크를 직원이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희망브리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신념을 사고 가치를 입다

MZ세대 겨냥한 ‘착한 기부’ 눈길
코로나19 위기 속 20대 돋보여
‘볼빅마스크’ 구매 시 자동 후원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가 개최한 제20회 기부문화 심포지엄 ‘기빙코리아2020(Giving Korea 2020)’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로 기존의 기부를 중단하거나 하지 않은 비율이 68.2%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코로나19로 경제활동이 위축된 결과로 보인다.

하지만 연령대별 기부 참여율을 살펴보면 꽤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된다. 50∼60대에서는 코로나19 국면에서 기부를 중단한 비율이 높았으나, 오히려 20∼30대에서는 기부 대상을 변경하거나 추가해 코로나19 관련 기부를 한 비율이 높게 나타난 것이다.

지난 20년 간 20대는 기부 참여율이 비교적 저조한 연령대에 속했다. 하지만 소비의 주체로 떠오른 MZ(밀레니얼·Z)세대의 등장으로 기부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MZ세대는 정의로운 사회를 꿈꾸며 ‘소신 태클’을 거는 ‘화이트불편러(white+불편+∼er의 합성어)’, 일상 속 작은 목소리로 소신을 표현하는 ‘소피커(所 또는 小+Speaker의 합성어)’로서 기부문화를 활성화하고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주요 세대가 됐다. 이들만의 문화가 널리 퍼지면서 ‘가치 소비’, ‘착한 소비’ 트렌드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이에 재난 구호모금 전문기관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카카오커머스, 스무디킹, 당근마켓, 한국우편사업진흥원, GS리테일, 볼빅 등 국내 주요 기업들과 함께 MZ세대를 겨냥해 ‘착한 소비’가 기부로 이어질 수 있는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먼저 지난 4월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한 대구·경북 지역에 살균소독 스프레이, 손소독제, 마스크, 멀티비타민, 홍삼세트 등 구호물품 5만9000여 점을 지원했다. 이 물품은 무려 1만 9000여 명이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통해 직접 구매해 기부한 것이다.

스무디킹은 3월 면역력 강화에 효과적인 ‘홍삼 스무디’를 출시하고, 1잔 판매 시 100원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을 위해 희망브리지에 기부하는 캠페인을 마련했다. ‘홍삼 스무디’ 약 1000잔 판매로 누적된 성금은 쪽방촌 등 재난 취약계층의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 손세정제, 손소독제 등을 지원하는 데 사용되었다.

8월, 54일 간의 긴 장마로 전국 각지에서 수해가 발생했을 때 당근마켓이 자사 앱을 통해 진행한 수재민 돕기 모금캠페인에는 731명이 참가해 1600만 원이 넘는 성금이 모였다. 한국우편진흥원은 수해 특별재난지역 38곳의 상품 600여 개를 판매하고 판매액의 1%를 기부하는 등 ‘착한 소비’를 통해 수해로 아픔을 겪은 농어민을 위로했다.

이밖에도 상품 패키지에 비영리단체의 로고나 기부 동참 문구를 삽입해 소비자의 기부 참여를 간접적으로 유도하는 캠페인도 진행되고 있다. 1일 희망브리지는 GS리테일, 볼빅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재난취약계층을 위한 마스크 기부 활동에 나섰다.

볼빅이 전문성을 발휘해 설계한 ‘볼빅퓨어마스크KF94’의 상품 포장 패키지에는 ‘재난·재해로 고통 받는 이웃을 후원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희망브리지 로고가 새겨져 있다. 이 마스크는 전국의 GS리테일 매장에서 판매된다. 소비자는 코로나19 시대에 필수품인 마스크를 구매하면서, 동시에 재난·재해 피해 이웃에 관심을 갖고 기부에 동참하는 뜻 깊은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온 국민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전 세계에 칠흑같이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시기지만, 곳곳에서 들려오는 나눔의 소식은 우리를 다시 웃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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