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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들어 4년 단위 계약에 균열이 생겼다. 변화의 조짐은 지난해 감지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FA 권리를 행사한 최정은 SK 와이번스와 6년 최대 106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사실상 ‘종신 SK 맨’을 선언한 것이다.
올해는 더 큰 규모의 계약도 나왔다. 두산은 허경민과 4+3년 최대 85억 원에 계약했다. 뒤이어 정수빈과도 6년 최대 56억 원에 합의했다. 나란히 30세인 이들도 옵션을 모두 행사한다면 사실상 두산에서 은퇴하게 된다. 실제로 허경민과 정수빈은 올 스토브리그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타 구단의 제시액이 두산에 비해 높았지만, 두산의 보장기간이 2~3년 더 길다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 선수에게는 돈만큼이나 안정감이 중요한 요소라는 증거다.
세부적인 계약 내용도 달라졌다. 허경민의 계약에는 ‘선수 옵션(player option)’이 포함돼있다. 계약의 첫 구속력은 일반적인 4년으로 총액 65억 원이다. 이후 3년 20억 원의 선수 옵션이 더해졌다. 허경민이 원한다면 별다른 협상 없이 두산 유니폼을 계속 입을 수 있고, 만약 시장의 평가를 다시 받고 싶다면 권리를 행사하면 된다.
지난해 롯데와 안치홍은 2+2년의 ‘상호 옵션(mutual option)’ 계약을 맺었다. 구속력이 있는 첫 2년 계약을 맺은 뒤 양자의 합의를 통해 ‘+2년’의 향방이 정해진다. 보장된 2년 계약은 25억 원, 이후 31억 원이 더해질 수 있으니 최대 4년 56억 원의 계약이다. 대리인(에이전트) 제도가 본격화되면서 FA 협상 테이블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