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호 PICK’ 현실 택한 두산, 다음 과제는 주전 1루수 찾기

입력 2020-12-20 15: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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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오재일(삼성 라이온즈), 최주환(SK 와이번스) 등 야수 프리에이전트(FA) 2명을 잃은 두산 베어스는 2021시즌 전력구상에 여념이 없다. 그 시작점은 ‘슬기로운 보상선수 영입’이다. 일단 18일 최주환의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내야수 강승호(26)를 영입하며 전력누수를 최소화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강승호는 지난해 4월 음주운전 사고로 물의를 일으켜 원 소속구단 SK가 임의탈퇴 조치를 취했던 선수다. SK가 지난해 8월 14일 임의탈퇴 해제의 공시를 요청했지만, KBO가 내린 9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모두 소화하지 못해 2021시즌 팀의 27번째 경기부터 출장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산은 현실적 선택을 했다. 두산 구단 관계자는 “(강승호가) 음주운전 이력이 있지만, SK가 그의 임의탈퇴를 해제했고 선수가 1년 6개월 넘게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음주운전 이력을 배제하면 잠재력을 보여줬던 26세의 젊은 내야수를 선택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강승호의 주 포지션도 2루수로 최주환과 같다. 2017시즌(당시 LG 트윈스) 543.2이닝, 2018시즌 424.1이닝을 2루수로 뛰었다. 오재원과 경쟁을 통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고, 유격수와 3루수도 소화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또 다른 FA 내야수 김재호가 잔류하면, 두산은 1루를 제외한 내야의 퍼즐은 큰 문제없이 맞출 수 있다.


문제는 오재일이 떠난 1루다. 오재일은 공격뿐 아니라 국내 최고 수준의 1루 수비를 자랑했다. 기존 외국인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 재계약에 성공하거나, 주 포지션이 1루수인 외국인타자를 영입할 수 있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삼성에서 1루가 가능한 보상선수를 데려오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렇지 않다면 오재일의 공백을 채우는 데는 꽤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오재일(927.1이닝)과 페르난데스(191.2이닝), 최주환(104.1이닝)을 제외하면, 2020시즌 1루수로 100이닝 이상 소화한 두산 야수는 단 한 명도 없다. 권민석(22이닝), 신성현(10이닝), 오재원(8이닝), 박지훈(5이닝), 국해성, 최용제(이상 4이닝)가 돌아가며 1루를 맡았다. 이들 중 오재원은 주전 2루수 후보고, 권민석은 유격수와 3루수로 활용도가 더 높다. 최용제는 포수다. 당장 주전 한 자리를 맡길 만한 적임자가 보이지 않는다. 정수빈의 잔류에 따라 외야 자원이 상대적으로 풍부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2015시즌 1루수로 252.1이닝을 소화했던 김재환의 포지션 변경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구단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늘 기존 선수들의 공백을 슬기롭게 메웠던 김태형 감독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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